김상식 감독(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전북 현대).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전북 현대의 사령탑으로 승격한 김상식 감독은 이젠 전통이 되어버린 공격 축구를 잇겠다고 천명했다.

전북은 22일 지난해까지 코치를 맡았던 김상식 감독을 내부 승격해 팀의 6번째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전북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는 최강희 감독이다. 2018시즌을 마친 뒤 상하이 선화로 떠났지만, 2009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K리그 6회 우승을 달성했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회 우승을 달성한 최 감독의 존재는 전북의 역사에서 지울 수 없다. 

축구 내적으로도 유산이 남아 있으니 바로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최 감독은 실점하더라도 더 많은 득점으로 승리를 노리는 공격 축구로 전북을 K리그 최강의 자리로 이끌었다. 모라이스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전북의 축구엔 '닥공'이란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전북은 2009시즌부터 2020시즌까지 12번의 시즌 가운데 8시즌 득점 1위를 차지했다. 모라이스 감독이 부임한 2019시즌에도 다득점에서 앞선 덕분에 울산 현대를 누르고 우승컵을 들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전북의 철학을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 꼽힌다. 2009년 이동국과 함께 선수로 전북에 합류한 뒤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에 2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2013시즌을 마지막으로 축구화를 벗었다. 하지만 코치로 전북에 남아 줄곧 팀의 영광을 함께했다. 전북 구단 역시 김 감독을 팀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물로 평가하며 지휘봉을 맡겼다. 팀을 관통하는 '닥공 DNA'를 몸소 경험했고 또 끌어온 사람이다.

대대적인 변화보단 옛 것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것을 추구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자회견에 나선 김 감독은 "큰 변화보다는 저희가 잘하는 축구, 항상 우승해왔던 DNA가 있다. 선수로서도, 코치로서도 우승을 꿈꿔왔다. 감독으로선 처음이지만 그런 부분을 잘 이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색채 역시 유지해나간다. 김 감독은 "항상 피치에서 흥겹게 즐기고 멋진 축구를 하겠다. 많은 득점을 올리면서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홈에선 뒤로 물러서서 조심스럽게 승점을 확보하는 것보다, 늘 앞에 나서서 많은 득점으로 승리를 쟁취했던 스타일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관건은 이제 김 감독만의 색을 팀에 입히는 것이다. 아직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구성을 진행하고 있다.

최 감독 체제에선 선이 굵은 공격을 자주 펼쳤다. 이동국, 김신욱, 에두 등 대형 스트라이커가 있었고, 적극적인 투자 덕분에 공격 2선과 중원에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했기에 가능했다. 반면 모라이스 감독은 더 세밀한 빌드업에 무게를 두려고 했다. 다만 2020시즌엔 빌드업도, 선이 굵은 공격도 잘 되지 않는 면이 있었다. 득점 역시 27경기에서 46골을 기록해 포항 스틸러스(56골), 울산 현대(54골)에 비해 다소 부족했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재미있는 축구, 공격적인 축구를 그려왔다. 흥겹고, 재미있고, 멋있는 축구, 화끈하고 화려한 공격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머릿속으로 그렸던 축구를 이제 풀어낼 수 있는 자리에 올랐다. 김상식 체제의 전북은 어떤 식으로 공격 축구를 전개할까. 2021년엔 '닥공' 시즌2가 막을 올린다.

사진=전북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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