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포든, 주앙 칸셀루(왼쪽부터, 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필 포든, 주앙 칸셀루(왼쪽부터, 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아스널은 느슨한 수비로 경기 계획을 제대로 실행할 수조차 없었다.

아스널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8강전에서 맨체스터시티에 1-4로 완패했다.

"너무 쉬운 간단한 일이었다. 아스널의 수비는 너무 정적이었다." 전반 3분 만에 아스널이 내준 실점 상황에 영국 공영 매체 'BBC'가 내놓은 논평이다. 

왼쪽 측면에 배치됐던 가브리엘 제주스는 공격에 가담한 올렉산다르 진첸코에게 패스한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이동했다. 진첸코가 드리블 이후 크로스를 시도하자 아스널의 수비진은 모두 시선을 빼앗겼다. 제주스는 손쉽게 머리로 득점했다. 아스널 수비수가 4명이나 있었지만 아무도 제주스를 견제하지 않았다. 'BBC'의 논평 그대로였다.

아스널의 경기 계획을 망가뜨리는 실수였다. 아스널은 최근 리그 6경기에서 승리가 없을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다. 전력상 우위에 있는 맨시티를 상대로 선제골을 준다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 불보듯 뻔했다. 일단 버티면서 역습을 날카롭게 전개한다면 최선이었을 것이다. 물론 이 계획은 3분 만에 나온 느슨한 수비로 제대로 실행에도 옮길 수 없었다.

전반 31분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의 동점골이 터졌지만 후반엔 다시 수비 불안에 울었다. 골키퍼의 결정적인 실수까지 나왔다. 후반 9분 리야드 마레즈가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골문을 향해 강력하게 슈팅했고, 루나르 루나르손 골키퍼는 정면으로 오는 공을 놓치고 말았다.

후반 14분엔 차이를 2골로 벌렸다. 페르난지뉴가 측면으로 빠지자 중앙 수비수 슈코드란 무스타피가 딸려나갔다. 페르난지뉴는 벌어진 아스널 수비진 사이로 침투하는 필 포든에게 연결했다. 포든은 전진하는 루나르손 골키퍼를 넘기면서 득점했다.

후반 28분 쐐기 골 과정에서도 아스널의 수비진은 형편없는 대인마크를 펼쳤다. 짧게 연결된 코너킥을 필 포든이 크로스했고 아이메릭 라포르트가 머리로 마무리했다. 포든의 움직임에 정신이 팔린 아스널 수비진 가운데 누구도 라포르트를 막지 않았다.

아스널은 리그에서 12골만 넣을 정도로 공격이 고민이다. 하지만 수비마저 붕괴되면서 이도 저도 아닌 경기가 됐다. 수비를 펼치면서 역습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날카로운 공격을 펼친 것도 아니었다. 90분 동안 뚜렷한 색을 보여주지 못한 채 마무리했다. 에밀 스미스 로우, 플로리안 발로군과 같은 유망주가 경기에 나섰다고 자위하기에도 형편없는 경기력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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