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벤 디아스(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후벤 디아스(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맨체스터시티가 이번 시즌엔 수비의 힘으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맨시티는 2019-2020시즌 리그 최다 득점 팀이었다. 무려 102골을 넣으면서 경기당 2.68골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득점력을 자랑했다. 2017-2018시즌엔 106골, 2018-2019시즌엔 95골을 넣어 역시 최다 득점을 기록한 팀이기도 하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색에 맞게 공격력에 방점이 찍힌 팀이었다.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공격 기회를 극대화한다. 측면엔 라힘 스털링, 리야드 마레즈처럼 개인 전술로 수비진을 허물 수 있는 드리블러들이 배치돼 수비 좌우 간격을 벌리고, 케빈 더브라위너 혹은 예전의 다비드 실바와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들은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위협적인 공격 전개가 가능했다.

역습의 가능성이 늘 존재하지만, 이것 역시 전방 압박을 펼쳐 주도적으로 대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이른바 '전술적 파울'로 역습을 싹부터 자른다. 공격을 고의적으로 끊는 탓에 경고를 자주 받지만, 효율적으로 역습을 늦출 수 있는 방식이다.

그동안 맨시티의 축구는 확고했다. 상대에 따라 스리백을 쓰거나, 공격형 미드필더를 줄이고 수비형 미드필더를 늘리며 배치를 바꾼 적은 있으나 스타일은 늘 한결같았다. 그래서 경기당 2골을 훌쩍 넘는 폭발적인 득점력은 맨시티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았다.

2020-2021시즌은 그래서 어색하다. 맨시티는 14라운드까지 단 19골만 넣었다. 리그 전체에서 득점 수로 따지면 11번째다. 득점이 가장 많은 리버풀(36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다비드 실바의 이적 공백으로 중원에서 창의성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난히 떨어진 공격수들의 골 감각이 더 문제다. 맨시티는 205개 슈팅을 시도해 리그 전체에서 3번째로 많은 슈팅을 시도한 팀이다. 하지만 리그에서 가장 많은 23번의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스털링과 마레즈가 4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로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개인 득점 순위에선 공동 18위에 불과하다. 골잡이인 세르히오 아구에로는 부상으로 고전하고, 가브리엘 제주스 역시 해결사가 되주진 못하고 있다. 어려울 때 한 골씩 터뜨리던 더브라위너 역시 2골로 득점 감각은 떨어진 상황이다.

현재 8위를 달리고 있는 것 역시 빈약한 공격력이 원인이라고 봐야 한다. 그래도 맨시티가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수비력 덕분이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단 12골만 내준 최소 실점 팀이다. 지금까진 공격력을 발휘하면서 수비력을 유지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이번 시즌엔 수비 집중력을 높이면서 버티고 있다. 영입된 후벤 디아스의 활약이 뛰어나고, 존 스톤스 역시 긴 부진을 털고 파트너로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1일(한국시간) 맨시티의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디아스는 우리가 단단해지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 존 스톤스와 함께 완벽하게 적응했다. 믿을 수 없이 뛰어나다. 그 덕분에 우리가 현재 위치에서 상위권 도약의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수비의 힘으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단 목표는 계속 순위를 유지하면서 상위권 도약의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다. 공격수들이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당장 득점을 늘리자고 무리수를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수비가 든든해진 덕분에 잃는 승점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번 시즌 거둔 6승 가운데 3번이 1-0 승리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안정적이 될 필요가 있다. 언젠가는 선수들이 다시 새롭게 득점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막강한 공격력을 발휘하던 맨시티는 일단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수비진의 힘을 바탕으로 득점력이 저하된 고비를 넘기고 나면 다시 한번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다. 여전히 맨시티는 우승 경쟁을 하기에 충분한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또 맨시티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로 시즌을 늦게 마친 탓에 1라운드를 치르지 않았다. 다른 팀에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 연기된 1라운드를 치르고 승리를 따낸다고 하면 단숨에 순위 싸움에 불을 붙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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