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감독(울산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김도훈 감독(울산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울산 현대가 이번엔 우승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

울산은 이번 시즌 우승에 세 번째로 도전한다. 울산은 19일 밤 9시 카타르 도하 알자눕스타디움에서 2020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페르세폴리스와 맞붙는다.

일단 창과 방패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울산은 이번 대회에서 무패 행진하며 결승까지 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다가 11월 카타르에서 재개된 이후론 전승 행진을 하고 있다. 매 경기 2골 이상씩 넣으며 막강한 공격력을 발휘하고 있다. 울산은 21득점으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터뜨린 팀이다. 울산도 3번이나 무실점 경기를 했을 정도로 수비력도 갖췄다.

반면 페르세폴리스는 수비의 힘으로 올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5회 무실점 경기를 치렀다. 16강 알사드, 8강 파크타코르에선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4강에서 알나스르에 1실점하긴 했지만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로 결승행에 성공했다. 녹아웃스테이지 돌입 이후 단 1실점만 했다. 페르세폴리스는 측면의 힘을 살린 공격력도 갖춘 팀이다.

울산다운 경기를 준비하려고 한다. 아기자기한 패스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전개부터, 수비에 무게를 뒀다가 나오는 역습 전술까지 능수능란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김도훈 감독은 결승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스타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을 믿고 있고, 어느 경기를 나가든 우리의 경기를 얼마나 하는지가 중요하다. 이번 대회 내내 우리가 준비한 경기를 위해 노력했고 중원 장악을 위해 노력했다. 마지막 경기에도 우리의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경기 내용' 이상의 과제도 있다. 바로 우승 앞에서 늘 약했던 면모다. 울산은 지난 시즌에도 K리그1 최종전에서 우승을 내준 바 있다. 포항 스틸러스에 1-4로 패하고, 전북은 강원FC를 1-0으로 꺾으면서 다득점에 밀렸다.

울산은 2020시즌 앞서 치러진 K리그1, FA컵에서 모두 우승을 목전에 뒀다가 좌절을 맛봤다. 라이벌 전북 현대의 벽을 넘지 못한 것. K리그1에선 전북과 치른 26라운드에서 0-1로 패하면서 우승 기회를 놓쳤다. FA컵 결승에서도 전북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엔 선수 구성에선 K리그에서 최고로 꼽혔기에 더 뼈아팠다. 울산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했다. 시즌 내내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줬지만, 라이벌 전북에 유난히 약했던 것, 파이널라운드 돌입 뒤에 흔들린 것이 문제로 꼽혔다.

이제 마지막 도전을 남겼다. 김도훈 감독은 빗셀고베와 4강전을 승리한 뒤 "결승전은 내가 우리 선수들과 할 수 있는 마지막 경기"라며 결연한 각오를 내비쳤다. 승리에 필요한 마지막 절실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파충류나 곤충은 자라면서 허물이나 껍질을 벗는다. 성장한 신체를 내보이기 위해선 낡은 껍질을 벗고 나와야 한다. 울산은 시즌 마지막 경기인 ACL 결승에서 '승부처에서 약하다'는 껍질을 벗고 트로피를 들 수 있을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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