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민재가 ‘베이징궈안 비하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김민재가 사과한 뒤 구단과 동료들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중국 현지의 비판 여론은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김민재는 지난 2일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나눈 인터뷰 중 몇몇 발언이 소속팀 궈안을 비하했다는 논란의 대상이 됐다. 중국 축구팬들이 불쾌해할 수 있는 내용이 중국어로 번역돼 퍼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현지 기사 중에는 ‘궈안의 녹을 먹으면서 궈안의 뺨을 쳤다’는 등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하다 실수가 겹쳤다. 대표적으로 문제가 되는 ‘수비수들이 돌아오지 않아 나 혼자 2인분을 해야 한다’는 발언의 경우, 궈안뿐 아니라 한국 대표팀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였다. 가장 먼저 ‘돌아오지 않는 측면 수비수’로 거론된 인물은 궈안 동료가 아닌 대표팀의 김진수였다. 김민재가 대표팀을 낮잡아 볼 리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동료들을 깔아뭉개려는 의도가 아니라 중앙수비수의 고충을 과장해서 이야기하다 일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민재가 일부 발언에 대해 “이건 편집”이라고 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편집이 거의 없는 인터넷 방송의 형태를 감안하지 못했다.

중국에서 문제가 커졌다는 걸 감지한 뒤, 김민재는 구단에 사과했다. 중국 축구 관계자에 따르면 5일 점심 즈음 김민재 측이 구단에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레터를 보냈다. 궈안 구단은 김민재의 발언을 그리 문제 삼지 않았고, 중국 안에서 비판 여론이 크게 일었으니 불쾌해할 수 있는 동료 선수들에게 직접 해명하길 권했다.

김민재는 구단 관계자뿐 아니라 동료 선수들에게도 직접 사과를 전했다. 동료들이 김민재의 사과를 받아들이며 구단 내의 감정 문제는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건 징계 여부인데, 일반적으로 이는 구단 프런트가 아닌 감독이 결정한다. 결정권을 가진 브루노 제네시오 감독은 아직 별다른 뜻을 밝히지 않았다. 일부 보도는 김민재가 곧 중징계를 받을 것처럼 묘사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구단과 동료들은 큰 문제를 삼지 않았지만, 현지 비판 여론은 여전히 뜨겁다. 중국 각종 매체들이 앞다퉈 김민재 발언을 기사화하는 가운데, 베이징 측의 공식 입장과 별개로 ‘반드시 징계하라’는 팬들의 여론과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흥분이 가신 뒤에는 비교적 차분하게 김민재 발언을 돌아보는 기사도 나온다. 중국 매체 ‘시나닷컴’의 6일 기사는 김민재 발언에 무턱대고 불쾌해할 수는 없다며 ‘외국인 관리와 교육을 잘 해야 한다’ ‘김민재가 중국 선수들의 기술이 떨어진다고 했는데, 이 말은 사실’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어느 쪽이든 김민재의 말을 비중 있게 받아들이는 건 마찬가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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