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드디어 K리그 개막이 성큼 다가왔다. 그 누구보다 이날을 기다려 온 K리거들이 이번 시즌 가장 꺾고 싶은 선수를 한 명 골라 '릴레이 선전포고'를 한다.

성골 전남 유스 출신 이종호가 전남드래곤즈로 돌아왔다. 이종호는 광양제철중(전남 U15)과 광양제철고(전남 U18)를 거쳐 2011년 전남에 입단해 ‘광양 루니’라는 별명과 함께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2016년 전북현대로 이적한 뒤 2017년 울산현대로 이적했지만 큰 부상을 당하면서 2년 가까이 고생했다. 올시즌을 앞두고는 선수 생활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던 친정팀으로 복귀해 부활을 노린다.

이종호는 올시즌 강원FC 유니폼을 입은 고무열과 맞대결을 기대했다. 두 선수는 2016년 전북 시절 같은 숙소 멤버였다. 당시 김보경(울산현대)이 숙소 대장 역할을 했고, 고무열이 부대장을 맡았다. 이종호는 축구 지능이 뛰어난 고무열이 강원에서 김병수 감독의 ‘병수볼’을 흡수한 모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부산아이파크 강민수 선수의 지목을 받았다. ‘올해 종호가 부활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민수 형이 선전포고를 했다고 들었을 때 살짝 무서웠다. 나는 경기장 볼보이 시절부터 민수 형이 경기 뛰는 모습을 봤다. 매년 상대 팀으로만 만나다가 울산에서 호흡을 맞췄는데 잘 챙겨주시더라. 원래 무뚝뚝한 형인데 공개적으로 좋은 말 해줬다니까 기분이 좋다. 평소엔 칭찬도 잘 안 해주신다. 올시즌 좋은 모습으로 전남 승격을 돕고 민수 형과 맞대결도 하고 싶다.”

-강민수 선수 역시 ‘소속 리그가 달라 리그에서 만날 수 없지만 FA컵에서 만날 것을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울산 시절 민수 형이 자체 훈련 등을 통해 나를 강하게 키워줬다. 난 공격수고 민수 형은 수비수라 훈련할 때도 자주 부딪히는데 실전처럼 강하게 막더라. 항상 긴장을 한 채로 훈련했다. 멘탈적으로도 잡아줬다. 당시 형은 고참이었고, 나는 어린 쪽에 속했다. 한 시즌을 끌고 가면서 여러 가지 조언과 격려를 해주셨다. 그런 고마운 기억들이 많다. FA컵에서 만난다면 강하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최근 2년 동안 부상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안 좋았다’라는 이야기도 했다

“민수 형이 감성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속으로 생각해주는 타입이다. 지난해 말에도 만났는데 다독여주면서 할 수 있다고 말해주셨다. 걱정해주시니까 고맙다. 나도 의지를 많이 한다. 2년 동안 힘들었지만 전남에서 다시 부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과거 전남 시절 ‘광양 루니’, 전북에선 ‘봉동 루니’로 불렸다. 지역만 바뀌고 루니라는 별명이 따라 다닌다

“중학생 때 루니의 경기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내가 저 선수를 꼭 닮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내 입장에선 이런 별명이 고맙다.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 자부심과 자신감을 동시에 갖게 해주는 별명이다.”

-울산에서 뛸 때는 ‘이종호랑이’였는데

“물론 그 별명도 좋다. 강한 캐릭터를 좋아한다. 호랑이는 매우 세다.”

-울산 시절 호랑이 세리머니, 전북에선 그리즈만 세리머니를 했다. 세리머니를 다양하게 준비하는 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것 같다. 그때그때 유행하는 것들이나 팀에 상징되는 부분을 부각시키고 싶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기고 골 넣는 상상을 한다. 그러다가 골이 들어가면 생각한 세리머니를 한다. 호랑이 세리머니는 지금 아내와 연애할 때 결혼날짜를 잡고 경기장에 왔다가 호랑이 풍선을 본 적이 있다. 호랑이가 발톱을 치켜세운 모양이었는데 아내가 멋있다고 하길래 하게 됐다. 그리즈만은 흑역사다. 그래도 재밌는 영상을 남긴 것 같아 뿌듯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세리머니는 2011년 전남 데뷔골 때다. 그때 득점하고 서포터스 관중석 철창을 타고 올라갔다. 데뷔골과 함께 데뷔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그러고 첫 경고까지 받았다.”

-K리그 개막이 확정됐다. 무관중, 침뱉기 금지 등 다양한 제약이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팬들에게 보답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팬들 앞에서 즐거움을 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답답했다. 하루빨리 잠잠해지고 팬분들이 경기장을 찾아와 주시면 좋겠다. 내가 준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세리머니도 하고 싶지만 나중에 관중 입장이 될 때 할 예정이다.”

-선수 생활 중 가장 성적이 좋았던 전남으로 복귀했다

“부활해야 되는 해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에 사활을 걸었다. 힘들었던 부분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고 보여줄 때가 됐다. 좋은 감독님,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한다. 전남은 명문이다. 2부리그와 어울리지 않는다. 목표 역시 뚜렷하기 때문에 전남이 우승과 함께 승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유스 출신으로 전남 유니폼을 입고 우승도 해봤다. 이제 내가 보답할 차례다

물론 선수단만 보면 좋은 팀들이 많다. 제주와 경남뿐만 아니라 대전도 창단팀이지만 투자를 많이 했다. K리그1 못지않게 K리그2도 재밌는 시즌이 될 것 같다. 자연스럽게 K리그2를 찾아주시는 팬들도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하나 독보적인 강팀도 없다고 본다. 치열하고 재밌을 것 같다. 설레고 기대된다.”

-다음 선수를 지목할 차례다

“강원의 고무열 선수를 고르겠다. 전북 시절 같이 뛰었는데 미혼자 숙소 생활 멤버였다. 우리 패밀리 대장이 김보경 선수고, 부대장이 (고)무열이 형이었다.”

-고무열 선수를 지목한 이유가 있나

“무열이 형은 기술도 좋고 큰 키, 스피드 등 모든 걸 갖춘 것 같다. 축구 지능까지 겸비했다. 항상 기대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K리그에서 드리블 능력이 좋은 선수는 많은데, 그 중 무열이 형은 크랙이다. 연습하거나 경기장에서 같이 뛸 때 항상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강원 자체가 기대가 되는데 거기서 활약할 무열이 형도 기대가 된다.

소속 리그가 다르지만 FA컵에서 만날 수도 있다. 또한 같은 K리그 무대이기 때문에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

▲ 꼭 꺾고 싶은 K리거는?

김태환(울산) → 김보경(전북) → 박용우(상주) → 박주호(울산) → 김창수(광주) → 강민수(부산) → 이종호(전남) → 고무열(강원)

글= 허인회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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