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북현대의 빌드업부터 득점기회 창출까지, 매끄러운 공격이 전개될 때는 늘 작년 MVP 김보경이 있었다.

2일 전북 전주에 위치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연습경기를 가진 전북이 대전하나시티즌에 3-1로 승리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무관중 개막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 연습 경기다.

전북은 초반 경기가 풀리지 않아 고전했다. 대전이 전반 11분 안드레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전북은 기습적인 한 방에 당한 것뿐 아니라 대전의 적극적인 공세에 약 20분 정도 휘둘렸다. 서로 빌드업이 잘 되지 않는 가운데 대전의 롱 패스가 곧장 공격수에게 연결됐다. 다재다능한 대전 공격수 박인혁이 구자룡을 적극적으로 괴롭혔다.

전북이 곧 경기를 장악하고 3골을 몰아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는 김보경의 영향력 확대였다. 4-2-3-1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보경은 경기 초반 전방에 머물러 있었다. 이때는 빌드업이 잘 되지 않았다. 손준호와 이수빈의 수비형 미드필더 조합은 이론적으로 패스 능력이 충분하지만, 역할 분배가 잘 되지 않은 상태였다. 둘 중 한 명이 전방으로 올라가며 패스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플레이가 잘 되지 않았다. 특히 U22 출전규정에 따라 주전으로 활약할 것이 유력한 이수빈의 경우 전북 적응에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김보경이 전방에 머물러있을 때 팀 전체가 침체되는 모습은 지난해 소속팀인 울산현대에서도 종종 보였다. 김보경 등 공격형 미드필더들에게 공이 전달되지 않으면서 빌드업이 되지 않고, 후방에서만 패스가 돌다가 공격수를 향한 롱 패스로 마무리되는 비효율적인 공격이었다.

김보경이 후방으로 자주 내려가며 적극적으로 경기를 주도하자 전북이 살아났다. 전반 36분 동점골은 김보경의 어시스트에서 나왔다. 2분 뒤에도 김보경의 영리한 침투가 결정적인 득점기회로 이어졌다. 전반 45분 역전골 장면에서도 김보경이 후방으로 내려가 빌드업에 가담한 것이 속공 전개를 도왔다.

김보경이 후방으로 자주 내려간 만큼 손준호가 전방으로 침투하고, 이수빈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머물렀다. 이 변화가 통했다.

전북은 지난 시즌 중원의 축이었던 신형민, 임선영과 모두 결별했다. 두 선수는 화려한 테크니션이 아니지만 신형민은 위치선정과 판단력으로, 임선영은 부지런히 공을 받으러 돌아다니는 움직임으로 팀의 유기적인 공격을 이끌어냈다. 이들을 동시에 활용하는 역삼각형 중원에서 김보경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되는 정삼각형 중원 형태로 조합이 바뀌었다. 김보경의 역할이 커졌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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