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드디어 K리그 개막이 성큼 다가왔다. 그 누구보다 이날을 기다려 온 K리거들이 이번 시즌 가장 꺾고 싶은 선수를 한 명 골라 '릴레이 선전포고'를 한다.

2020시즌을 앞두고 부산아이파크로 이적한 강민수는 팀에 합류한 첫 시즌에 주장 완장을 달게 됐다. 부산에서 뛰는게 처음인데도. 조덕제 감독은 K리그 16년차 베테랑 강민수의 리더십을 믿었다. 강민수는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이며, 공격 축구를 원하는 부산에서 수비를 지탱하고 선수단을 아우르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할 일이 많다.

강민수는 자신처럼 올 시즌 새로운 도전을 앞둔 이종호(전남드래곤즈)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일본 J2리그 V바렌나가사키에서 임대 생활을 한 이종호는 친정팀 전남의 품에 안겼다. 최근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부활을 다짐하며 전남의 승격을 위해 앞장선다. 승격팀 부산으로 이적한 강민수가 이종호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줬다.

- 김창수의 공개 도전장을 받았다. 김창수가 ‘1부 리그에 승격한 광주, 부산에서 나란히 뛰게 됐는데, 운명인 것 같다’면서 강민수와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던데?

“(김)창수가 지목해 줘 영광이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둘 다 고민이 많았다. 공교롭게 창수도 나도 이적을 했고, 승격한 두 팀에서 만나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창수와 이야기하면서 ‘시즌 끝까지 가다보면 너랑 나랑 진흙탕 싸움 펼치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는데... 맞다. 운명인 것 같다. 개인적인 바람은 나도, 창수도 마지막에 서로 싸우지 않고 편안하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프로에서 15년 동안 만난 많은 선수 중에서도 김창수와 유독 친분이 두터운 이유는?

“창수와 처음 알게 된 건 U20 대표팀 때였다. 그때는 잠깐 만났을 뿐 친해지진 못했다. 22세쯤 올림픽 대표팀에서 다시 만났는데, 룸메이트가 되면서 많이 친해졌다. 평소 연락도 많이 하고, 휴가 때도 자주 만난다. 서로 집에도 놀러간다.”

- 룸메이트가 되면서 친해졌다는 건 경기장 밖에서도 잘 맞았다는 뜻인가?

“그렇다. 룸메이트를 선택한 건 아니었다. 올림픽 대표팀에 처음 갔는데 창수와 한 방을 쓰라고 통보 받았다. 같이 살아보니 너무 잘 맞았다. 그래서 올림픽 대표팀이 끝날 때까지 계속 함께 방을 썼다.”

- 김창수가 ‘강등되지 말고 1부에 같이 오래 남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답장을 부탁한다.

“이적한 구단에서도 열심히 해서 광주도, 부산도 모두 원하는 성적을 내고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높은 순위에서 편안하게 이번 시즌을 마쳐서, 우리 부디 연말에 서먹서먹해지지 말자!”

- 부산으로 이적하자마자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조덕제 감독님께서 부산이 작년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선수들이 더 하나로 뭉쳐서 경기를 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런 부분을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새 팀에 오자마자 주장 완장을 찬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팀을 위해 희생하자는 생각으로 주장 요청을 받아들였다.”

- 최고참이다. 어린 선수들도 많은데 새로운 팀 부산에 적응은 마쳤는가?

“나이로는 (김)호준이 형 다음이 나더라. 기술 좋은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훈련장에서 좀 더 열심히 하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린 선수들을 보면서 오히려 자극을 많이 받고 있다. 울산도 분위기가 좋았지만, 부산도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팀 적응을 마친 지는 오래인데, 아직 리그를 시작하지 못해서 아쉽다.”

- 코로나19로 개막이 연기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는데, 선수들도 많이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개막을 하더라도 세리머니나 침뱉기 금지 등 각종 제약이 있는데?

“이전에는 접해보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가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라운드 위 제약도 마찬가지다. 뛰다보면 호흡이 거칠어지기 때문에 힘든 부분도 분명 있지만, 서로 배려한다는 생각을 갖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경기만이 아니라 훈련할 때에도 의식해서 뛰어야 할 것 같다.”

- 가장 꺾고 싶은 선수를 지목할 차례다

“전남드래곤즈의 이종호를 지목하겠다. 종호가 울산에 처음 왔을 때부터 헌신적으로 뛰고 아주 열심히 해줬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부상으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옆에서 지켜보면서 마음이 너무 안 좋더라. 안타까웠다. K리그2 팀이라 리그에서 맞붙을 기회는 없지만, FA컵도 있지 않는가. 더 나아가 1부에서 다시 꼭 만나고 싶다.”

-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는 이종호 선수에게 직접 메시지를 남기자면?

“심기일전해서 전남으로 다시 돌아갔는데, 꼭 좋은 성적 낼 거라고 생각해. 올해는 종호가 부활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꼭 부활해서 이종호라는 이름을 축구팬들에게 더 많이 알리자.”

 

▲ 꼭 꺾고 싶은 K리거는?

김태환(울산) → 김보경(전북) → 박용우(상주) → 박주호(울산) → 김창수(광주) → 강민수(부산) → 이종호(전남)

사진= 부산아이파크, 한국프로축구연맹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