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울산현대가 시즌 첫 경기에서 깜짝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결과는 홈에서 거둔 불안한 무승부였다.

11일 울산에 위치한 문수 축구전용구장에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1차전을 치른 울산이 FC도쿄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19분 도쿄의 디에구 올리비에라가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37분 아다일톤의 자책골 덕분에 울산이 무승부를 만들었다.

울산은 올해 선수단에 변화가 큰 가운데, 새로 영입한 조현우, 고명진(벤치), 윤빛가람(엔트리 제외) 등을 활용하지 못했다. 공격수 비욘 존슨, 미드필더 원두재, 수비수 정승현은 선발로 나섰다.

김도훈 감독이 꺼낸 독특한 전략은 스리백이었다. 이날 선발 멤버로도 지난 시즌과 비슷한 선수 배치를 들고 나오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다. 포백 앞에 원두재와 신진호가 서고, 이동경이 공격형 미드필더, 김인성이 윙어를 맡는 4-2-3-1을 쓰면 됐다. 반면 김 감독은 원두재를 수비형 미드필더라기보다 스위퍼에 가까운 자리까지 후퇴시켜 사실상 스리백에 가까운 배치를 했다. 신진호와 이동경이 중원 조합을 맡았다. 3-4-3에 가까웠다.

보통 스리톱을 쓰면 2선 플레이 능력이 있는 윙어나 섀도 스트라이커 성향의 선수가 2명 투입되는 반면 이날 울산은 1명만 투입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스리톱 중 발 빠른 김인성이 속공 전개와 측면 공격을 맡고, 전형적인 스트라이커 존슨과 주니오가 동시에 투입되는 독특한 스리톱이었다.

김 감독의 과감한 실험이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울산이 이번 시즌 영입한 미드필더 중 원두재는 수비진 보호와 패스 전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원두재를 수비수로 배치하자, 중원에서 버팀목 역할을 할 선수가 없어졌다. 신진호와 이동경은 기술이 좋은 조합이지만 힘 싸움이 잘 전개되지는 않았다. 울산은 빌드업 과정에서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전부터 울산의 대표적인 공격 루트는 두 명의 장신 공격수를 향한 롱패스, 또는 오른쪽 윙백 정동호를 활용한 측면 공격이었다. 정동호가 오른쪽에서 투입한 공이 문전의 스트라이커에게 연결되는 장면은 김 감독의 전략이 통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기회 한두 번을 놓쳤고, 경기 내내 통하지는 않은 전략이었다.

울산은 후반에 고명진과 이상헌을 투입했다. 앞으로 조현우, 고명진, 윤빛가람 등 새로운 선수들이 라인업에 합류하고 이날 선발에서 빠진 불투이스, 윤영선 등이 복귀한다면 울산은 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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