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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부족함이 득(得)이되는 레버쿠젠 - DFB 포칼컵 1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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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선생서해욱
등록일
2013-08-07 08:00:02
조회수
5712
손흥민의 부족함이 득(得)이되는 레버쿠젠 - DFB 포칼컵 1라운드



손흥민이 레버쿠젠에서 첫 공식경기로 나섰던 DFB 포칼컵 1라운드에서 데뷔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해냈습니다. 상대가 한참이나 낮은 하위리그에 소속되었던 립슈타트였던만큼 레버쿠젠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었던 경기였지만, 매 라운드가 원정과 홈경기로 나뉘어 치루어지지 않고 단판승부로 결정되는 DFB 포칼컵이기에 립슈타트와 같은 하위리그팀들의 도전이 거세게 몰아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레버쿠젠을 지휘하는 히피아는 지난시즌 독일분데스리가 3위라는 성적에 자만하지 않고, 프리시즌동안 지난시즌의 레버쿠젠 팀전술완성도를 되살려내며, 포칼럽 1라운드를 완벽하게 준비해 냈고, 결국 6-1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이날 손흥민은 옌스 헤겔러와의 교체로 후반전에 투입되어 공격포인트뿐만 아니라 동료들과의 호흡도 상당수준으로 올라섰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손흥민의 '밝은미래'를 확신하기엔 포칼컵 상대팀의 경기력 레벨이...

이날은 양팀전력이 차이가 너무나도 분명한 경기였기 때문에, 립슈타트의 선수비후역습과 레버쿠젠의 뜨거운 화력전은 이미 모두가 예상하던 바였습니다. 특히나 손흥민이 후반시작과 함께 교체될때에는 레버쿠젠이 전반전에 이미 3-1로 립슈타트를 흔들어 놓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날 손흥민이 보여준 넓은 시야와 사이드백 및 미드필더들과의 적절한 연계플레이, 상대위험지역 내 선수에게 전달되는 정확도 높은 크로싱등 팔방미인 활약들을 통해서 팬들은 마음껏 경기를 즐길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만점활약을 분데스리가나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높은 레벨의 경기에서 완벽하게 재현해 낼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함부르크에서의 커리어를 고려해보았을때, 냉정하게 손흥민의 현주소는 상대의 사이드백 뒷공간이 비교적 크게 노출되는 분데스리가에서 볼을 소유한 상태에서 빠르게 상대위험지역 근처로 진입할 수 있는 윙어의 '재능'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잠시잠깐 임시방편으로 최전방 공격수의 역할을 소화해 낸 적도 있었지만 전형적인 FW가 아닌 이상 팀이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함부르크에서 최전방에 투입될때에도 공격시작점은 대부분 사이드에서 이루어졌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내용이죠. 또한 인사이드 측면미드필더로 나서기엔 사이드백의 오버랩을 이끌어내기 위한 중앙미드필더들과의 연계플레이나 사이드백과 직접적인 호흡이 그리 매끄럽지 못하다는 단점도 갖고 있습니다.


'부족함'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는 레버쿠젠에서의 손흥민

이러한 부족함에도 레버쿠젠이 손흥민을 영입한 이유는 92년생의 어린선수이면서도 상대 최종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빠른 대쉬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득점장면을 연출해 내는 개인기술이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함부르크에서 보여준 손흥민의 활약은 레버쿠젠에서 첼시로 이적한 쉬를레를 대체하기에 충분함을 확인시켜 주었죠. 레버쿠젠이 2013-2014시즌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손흥민에게 원하는 것도 이번 포칼컵 1라운드처럼 팔방미인의 활약은 아닐 것입니다.

현 레버쿠젠의 팀전술에서 손흥민이 위치하는 왼쪽측면의 윙어는 실제로 톱후방이 되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강팀과의 대결일 수록 손흥민은 본연의 '재능'에 집중을 해야 합니다. 3선 미드필드라인으로 부터 다양한 루트의 패스를 지원받는 오른쪽 측면 윙어는 넓은시야와 빠른판단으로 플레이메이킹에 주력하는 레버쿠젠의 팀전술상 왼쪽측면 손흥민의 어설픈 '팔방미인' 활약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야 더 위력적인 손흥민이 되겠지만, 중위권 함부르크에서의 경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급하게 기량의 폭을 넓히기보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자신의 '재능'을 살려내는데 집중하는 것이 강팀 레버쿠젠에서의 첫시즌에 어울리는 모습이며,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선배 박주영이 AS모나코라는 약팀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키는데 집중하지 못하고 팀전술을 폭 넓게 수용하는 '희생'적인 플레이를 하게되며, 성장세가 멈추게 되었던 날을 참고해야 할 것입니다. 강팀 레버쿠젠에서 자신의 '재능'에 집중할 수 있는 손흥민이 되기를, 분데스리가에서 차범근 이상의 아시아선수가 되기를 바랍니다.
작성일:2013-08-07 08:00:02 182.215.107.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