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FIFA U-20 월드컵 대한민국 2017’을 준비하는 신태용 감독에게 아디다스컵 U-20 4개국 국제축구대회는 소중한 기회다. 대회 개막 6개월 여 전에 부임해 옥석 고르기와 조직력 다지기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신 감독은 아디다스컵에 27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경기 참가 엔트리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미드필더 이승모가 부상으로 첫 경기 전에 이탈했으나 여전히 26명. 골키퍼 3명을 제외하면 필드 플레이어만 23명이다. 아디다스컵은 경기 사이 휴식일이 하루뿐이다. 3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3명의 골키퍼가 한 차례씩 뛰고, 23명의 필드 선수가 나누어 투입된다.

신 감독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온두라스와 경기에 15명의 선수를 투입했다. 11명의 선발 출전 선수 외에 후반전에 4명의 선수를 교체 투입했다. 아디다스컵을 실전 대비 경기로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스쿼드 전체를 교체하는 등 조직력 다지기 효과를 반감시킬 정도의 선수 교체는 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3-2로 승리한 온두라스전 내용에 만족을 표했다. 이승우의 결정적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오프사이드 오심으로 무산됐다. 더 큰 점수 차 승리가 가능한 내용이었다. 실점은 수비수의 개인 실수에서 비롯됐다.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개의치 않았다. 신 감독은 온두라스전을 마친 뒤 “잠비아전 멤버를 어떻게 나갈지 고민”이라고 했다. 2차전 일정으로 배정된 잠비아전은, 사실 신 감독이 본선 대비를 위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U-20 대표팀은 유럽 전지훈련과 각종 대회 참가로 여러 나라와 친선 경기를 경험했다. 그 중에 아프리카 팀과 만난 경험이 유독 적다. 2015년과 2016년 사이 2년 간 나이지리아와 한 차례 경기한 것이 전부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에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동등하게 줘야 하는지, 실전처럼 조직력을 다지며 가야하는 지 고민”이라고 했다. 

신 감독은 “잠비아가 유일한 아프리카 팀이다. 선수들에게 실전 경험을 만들어 줄 부분이 있다”고 했다. 27일 저녁 7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잠비아와 2차전에도 새 선수 점검 보다는 본 대회 참가 가능성이 높은 주전급 선수들이 주로 선발 출장할 것을 암시한 것이다.

온두라스와 경기는 주전조가 나섰다. 공격진이 이승우, 조영욱, 백승호, 중원에 한찬희, 수비 라인에 우찬양, 이상민, 정태욱, 윤종규, 골키퍼 송범근 등은 신 감독 부임 후 모든 소집에 합류한 선수들이었다. 미드필더 이진현, 이승모와 김정민의 부상 속에 포백 앞에 배치된 김승우 정도가 점검 대상이었다.

후반전에 투입된 김경민, 김무건 등도 점검 대상에 오른 선수들이다. 하승운과 이상헌은 이전 소집도 함께 했던 자원이다. 휴식일이 하루 밖에 없기 때문에 선발 명단에 몇몇 교체가 있을 예정이지만, 절반 이상의 대대적인 교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여러모로 잠비아전에는 정예 전력으로 결과까지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축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잠비아전이 잘못되면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갈 수 있다.” 신 감독은 주전 전력 안에 새로운 점검 선수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명단을 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새로 발탁한 미드필더 이진현이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잠비아는 에콰도르와 아디다스컵 첫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속도감 있는 공격으로 이번 대회 참가국 중 최고 전력을 자랑했다. 빠른 속공으로 상대 문전을 직접 공략하는 방식으로 남미 예선을 통과한 다크호스 에콰도르를 제압했다. 잠비아와 경기는 실전형 평가전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일정이다.

신 감독은 온두라스전을 마친 후 회견에서 “오늘 자고 일어나서 훈련을 나가기 전에 고민하겠다. 생각을 깊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미 신 감독의 머리 속에는 계획 수립이 끝났을 것이다.  경험과 점검 사이에서 신 감독이 어떤 선택을 내렸을지 궁금하다. U-20 대표팀의 아디다스컵 경기는 상대국 경기를 포함 KBS N스포츠에서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사진=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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