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곽태휘(FC서울)와 기성용(스완지시티)은 A매치에 참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에서도 선발됐다. 최소한 둘 중 한 명은 선수들 사이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줘야 한다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구상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KEB 하나은행 본사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 7차전에 참가할 대표팀 24명을 발표했다. 골키퍼 3명, 수비수 9명, 미드필더 9명, 공격수 3명이다. 이들 중 이탈자가 발생할 경우 대체로 합류할 대기명단 9명도 발표됐다. 23일 중국 원정 경기와 28일 시리아를 상대하는 홈 경기를 소화할 명단이다.

곽태휘와 기성용은 출장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합류했다. 곽태휘는 지난달 28일 서울 소속 경기에서 부상을 입어 이후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다. 기성용은 지난 2월 1일 마지막 실전을 치렀고, 무릎 부상에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스완지시티 선수 명단에 들지 못한 채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두 선수의 발탁을 위해 대표팀 명단을 일반적인 23명보다 한 명 많게 구성했다.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이 경고 누적으로 중국전에 뛸 수 없지만 윙어가 아니라 센터백을 한 명 추가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센터백을 통상적인 4명이 아니라 5명으로 구성했고, 그중 장현수(광저우푸리) 등은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으므로 기성용의 대체자도 될 수 있다.

보험까지 마련해가며 기성용과 곽태휘 소집을 고집한 건 리더십 때문이라고 밝혔다. “두 선수는 경험도 많고 리더십도 있다. 100% 컨디션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둘 중 한 명 정도는 경기장 안팎에서, 또 벤치에서 나머지 선수들을 이끌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 명단을 구성했다.”

기성용은 존재감, 전술적 비중, 주요 선수들과의 관계 등 여러 측면에서 다른 멤버들을 이끌어줘야 하는 존재다. 곽태휘는 특유의 투지와 헌신을 통해 후배 선수들을 결집시키는 무형의 효과가 큰 선수다. 슈틸리케 감독은 둘 다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최소한 한 명은 교체 투입 가능한 상태까지 회복시켜 경기장에 데려가고 싶다는 것이다.

대표팀을 구성할 때는 실력뿐 아니라 선수들 사이의 관계도 역시 고려해야 하는 대상이다. 스페인 대표팀이 성공시대를 구가한 비결 중 하나는 이케르 카시야스 골키퍼의 지역감정을 뛰어넘는 리더십, ‘분위기메이커’ 페페 레이나 골키퍼의 뒷받침이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기성용과 곽태휘는 슈틸리케 감독 아래 선수들을 결집시키는데 있어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곽태휘가 뛰지 못할 경우 나머지 4명 센터백으로 두 경기를 치를 수 있다. 기성용이 빠질 경우의 대안은 예비명단에 있는 김보경(전북현대)을 소집하는 것이다.

대표팀은 1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집해 곧장 중국 창사로 떠난다. 23일 중국 원정 경기를 치른 뒤 24일 새벽 비행기로 귀국, 바로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로 이동해 28일 시리아전을 준비한다.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3월 소집 명단(24명)

골키퍼 : 권순태(가시마앤틀러스), 김승규(빗셀고베), 김동준(성남FC)

수비수 : 김기희(상하이선화), 장현수(광저우푸리), 홍정호(장쑤쑤닝), 곽태휘(FC서울), 김민혁(사간도스), 이용, 최철순, 김진수(이상 전북현대), 김민수(수원삼성)

미드필더 : 정우영(충칭리판), 고명진(알라얀), 한국영(알가라파),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기성용(스완지시티), 남태희(레퀴야), 구자철,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 허용준(전남드래곤즈)

공격수 : 김신욱(전북현대), 이정협(부산아이파크), 황희찬(잘츠부르크)

대기명단(9명) : 정성룡(가와사키프론탈레), 김창수(울산현대), 오재석(감바오사카), 김주영(허베이화샤), 홍철(상주상무), 권창훈(디종), 주세종(FC서울), 김보경(전북현대), 황의조(성남FC)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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