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광주] 윤효용 기자= 제시 린가드과 광주전 완패로 빛바랜 데뷔전을 치렀다. 

오후 2시 광주 축구전용구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4’ 1라운드를 가진 FC서울이 광주FC에 0-2로 완패했다. 서울은 전반 20분 이희균의 중거리 슈팅에 선제 실점하며 끌려갔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가브리엘에게 추가 실점을 내줬다. 

이날은 린가드의 데뷔전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린가드는 후보 명단에 포함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 전 린가드 데뷔 가능성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안 넣고 싶다. 경기 흐름을 봐야겠지만 지금은 들어가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기대는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가드의 몸 상태가 70%까지 밖에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라 선발은 물론, 후반 투입도 예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상황은 김 감독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서울은 전반전에 광주의 변칙 전술에 당황하며 크게 흔들렸다. 전반 20분에 터진 이희균의 선제골을 제외해도 많은 공격 기회를 상대에게 내줬다. 최철원의 한 차례 선방과 광주 선수들의 아쉬운 마무리로 추가 실점 없이 버틸 수 있었다. 

결국 후반 31분 린가드 카드를 꺼냈다. 김 감독은 후반전에 넣었던 김경민을 빼고 린가드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출신 린가드의 K리그 데뷔전이었다. 

린가드는 짧은 시간에도 눈길을 사로잡을 플레이를 여러 번 펼쳤다. 투입 되자마자 김진야에게 향하는 로빙 패스로 뒷공간을 노렸다. 이어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슈팅 기회가 나오자 과감한 왼발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후반 38분에는 동점골을 도울 뻔도 했다. 린가드가 오른쪽에서 달려가며 크로스를 올렸고 페널티 지역에서 일류첸코가 헤더로 연결했다. 공은 골문 앞에서 바운딩 된 뒤 김경민의 선방에 막혔다. 경기 내내 서울의 크로스가 비효율적이었던 걸 생각하면 린가드의 크로스는 질이 달랐다. 

후반전에는 첫 경고를 받기도 했다. 후반 추가시간 광주 진영에서 박태준의 역습을 태클로 막으려다가 반칙을 범했다. 주심은 곧바로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잠시 비디오 판독(VAR)로 레드카드 여부를 확인하는 듯했지만 퇴장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헛발질로 아쉽게 슈팅 기회를 날리기도 했다. 가브리엘의 추가골 이후 서울이 마지막 공격을 시도했는데,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린가드 쪽으로 세컨드 볼이 떨어졌다. 그러나 순간 팔로세비치와 린가드가 겹쳤고, 린가드의 슈팅 시도는 헛발질로 끝났다. 

경기 후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 투입 이유에 대해 “골을 후반전에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김)경민이를 썼다. 크게 나빠서 뺐다기 보다는 후반 20분 정도 뛰면서 골로 연결할 수 있는 선수는 린가드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뒤 “긴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해서 그런지 자신의 전성기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좋은 모습 몇 가지는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린가드는 경기 후 굳은 표정으로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취재진이 린가드 이름을 불러봤지만 인터뷰에 응하진 않았다. 린가드는 곧바로 서울로 돌아가는 원정 버스 안에 몸을 실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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