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렘 알도사리(사우디아라비아). 게티이미지코리아
살렘 알도사리(사우디아라비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약 열흘 전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악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월드컵 도전을 조별리그에서 마무리했다.

1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C조 3차전을 가진 사우디아라비아가 멕시코에 1-2로 패했다.

사우디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만든 팀이다. 지난 22일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1로 격파했다. 전반 이른 시간 리오넬 메시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오프사이드 10회 유도에 빛나는 수비 조직력과 모하메드 알오와이스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에 힘입어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 살레 알셰흐리, 살렘 알도사리의 연속골이 터지며 경기를 뒤집었다.

여파는 단순히 약팀이 강팀을 잡은 것 이상이었다. 상대 아르헨티나는 우승후보이기도 했지만 역대 최고의 선수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 도전으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팀이어서 사우디의 승리에 대한 충격파가 더 컸다.

하지만 사우디는 기세를 이어 한발 더 나아가지 못했다. 2차전 폴란드에 0-2로 패했고 3차전 멕시코에도 무릎을 꿇었다. 결국 조 최하위로 처지면서 1994 미국 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16강에 진출하겠다는 꿈도 무너졌다.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2차전 폴란드와의 경기 때도 경기력은 준수했다. 경합 상황 점유율 14%를 제외하고 점유율이 57% 대 30%로 앞섰다. 슈팅과 유효슈팅 횟수도 16회 대 8회, 5회 대 3회로 더 많았다. 그러나 1차전의 영웅 알도사리가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동점골 기회를 놓쳤다. 후반 막판에는 미드필더 압둘렐라 알말키가 어이없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에게 공을 빼앗겨 추가골을 헌납했다.

선수단에 이탈자가 많은 것도 아쉬웠다. 사우디는 1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동시에 주축 선수 2명을 잃었다. 왼쪽 풀백 야세르 알샤흐라니는 동료 알오와이스와 강하게 충돌해 턱 골절 부상을 입어 대회를 조기 마감했다. 미드필더 살만 알파라즈도 왼쪽 정강이뼈 부상으로 전반 도중 교체됐고 잔여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각각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에서 A매치 경험이 가장 많았던 두 선수의 이탈은 큰 타격이었다.

3차전을 앞두고는 수비형 미드필더 알말키가 경고 누적으로 나설 수 없게 됐다. 경기 도중에는 수비수 알리 알불라이히가 부상을 당해 전반전 37분 일찍 교체됐다. 수비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들이 연달아 이탈하면서 사우디는 앞선 경기들과 달리 멕시코전 수비가 부쩍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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