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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게시판

제목

C.호날두와 G.베일의 '같은모습','다른생각'

닉네임
똑선생서해욱
등록일
2013-06-26 20:13:40
조회수
6696
똑선생(서해욱)은
풋볼리스트를 방문하는 팬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싶어하는
축구이야기꾼입니다.




호날두(Cristiano Ronaldo)와 베일(Gareth Frank Bale)은 다른 발을 사용하고 전혀 다른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지만 측면과 중앙을 지배하며 득점능력이 뛰어난 윙어로써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EPL클럽들 중에서도 측면공격력이 뛰어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토트넘핫스퍼에서 각각 에이스로 활약했었고 활약하고 있는 두 선수가 선수 전성기의 종착지라 불리는 꿈의 구단 레알마드리드에서 만날 수도 있다는 이적설로 유럽축구계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베일의 토트넘 잔류선언과 레알과의 계약기간이 적지않게 남아있는 호날두의 상황을 보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운 일이지만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두선수의 동거는 많은 축구팬들의 안주거리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두 선수 모두 개인기술과 피지컬의 환상적인 조합으로 세계최고의 완성형선수로 평가되고 있지만, 걸어온 길과 현재의 모습을 살펴보면 다른 생각을 갖고 성장해 왔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 팀전술에 녹아든 스타플레이어 호날두

포르투갈의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로 이적한 호날두는 퍼거슨의 사랑을 듬뿍받으며 EPL에 적응하게 됩니다. 같은 나라출신 코치가 호날두의 개인기량 성장세를 크게 끌어올려 주었지만, 결국 팀전술에서 크게 벗어나던 호날두를 맨유의 핵심멤버로 성장시킨 것은 알렉스 퍼거슨입니다. 적절하지 못한 타이밍에 펼쳐지는 호날두의 개인기술은 많은 언론과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았지만, 퍼거슨은 루니와 함께 팀리빌딩의 핵심멤버로 호날두를 지목하며, 그에게 신뢰를 보였습니다. 하프라인부터 펼쳐지는 그의 이른 공격시작점을 역습에 한정시키고, 안정적인 빌드업 과정 중에는 볼소유를 우선하게 하는등 그의 기량이 효과적으로 팀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했던 퍼거슨의 노력은 결국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빼어난 개인기량이 팀플레이에 맞춰지는 가장 성공적인 모습이 바로 맨유시절의 호날두 입니다.

현재 레알마드리드에서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시절보다 더 많은 개인기량의 자유도가 허락되며 놀라운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는 호날두이지만, 그의 개인기량이 팀전술을 위해 가장 적절하게 쓰였던 곳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맨유로의 복귀가 더 기대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배경 때문일것입니다. 호날두는 스타플레이어로 성장해왔으며, 퍼거슨의 팀전술에 녹아들며 월드클래스로 발전한 선수라 할 수 있습니다.

■ 개인기량이 돋보이는 팀플레이어 베일

웨일스의 신성으로 챔피언쉽에 있던 사우샘프턴에 17살이라는 나이로 입단한 가레스 베일은 다음해 2007년 토트넘핫스퍼로 이적을 하게 됩니다. 이영표선수가 맡고 있던 왼쪽풀백의 장기적인 대체자이며 주전경쟁자로 영입되었지만, 당시 이영표는 세계적인 왼쪽풀백으로 평가받던 터였고, 가레스베일로 공격적인 능력에 후한점수가 매겨지고 있던 상황이라 왼쪽측면미드필더로 정리가 됩니다. 베일은 여러 고비를 넘기면서 출장 수를 늘려나갔고, 종종 놀라운 킥력을 선보이긴 했지만, 후일 가장 작지만 가장 빠른 아론래넌과 공존하게 되며, 팀의 공수밸런스를 유지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베일은 놀라운 클래스를 지녔지만, 메시와 같이 개인기량이 돋보이는 팀플레이어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진가는 2010-11시즌부터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표출되기 시작했죠. 조별예선에서 당시 세계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던 마이콘을 농락한 베일은 다음해 리그에서만 10골11도움을 기록했는데, 이것은 팀플레이에 집중하며 얻어낸 기록이었기에 더 큰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보아스를 만나며, 측면과 중앙을 모두 지배하게 된 베일은 호날두와 같은 모습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타고난 개인기량과 우월한 신체적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그는 분명히 팀플레이어로 성장하고 완성 된 월드클래스의 선수입니다.

■ 함께 하는 모습보다 맞대결이 흥미로울 호날두와 베일

상대위험지역의 측면과 중앙을 구분하지 않고 빠르게 폭주해들어가는 두 선수의 파괴력은 상대팀을 무너뜨릴 수도 있지만, 자기팀의 공수밸런스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위험도 갖고 있습니다. 팀전술이라는 것은 일정한 패턴을 갖고 꾸준하게 펼쳐질때 위력을 갖게 되는 것이죠. 공수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에서 변수가 너무 많이 펼쳐지게 되면 팀전술의 틀이 무너지게 되기 때문에, 두 선수의 현재 모습이 그대로 유지 된 상태에서 공존하게 된다면, 시즌초반엔 경기력이 일시적으로 상승할지 몰라도, 양 측면의 무너진 공수밸런스는 결국 상대팀의 주요 타킷이 될 수 있습니다.

두 선수는 같은 팀이 아닌, 같은 리그의 라이벌로 만나는 모습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맞대결이라면 두 사람의 뛰어난 재능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볼 수 있고, 시원한 두 팀간의 역습 공방전이 너무나도 기대 될 것입니다. 비슷한 유형의 최고점으로 접근하고 있는 두선수의 기량이 함께 펼쳐지는 리그라면, 매 라운드가 박진감 넘치고 즐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맨유로 호날두가 복귀하거나, 베일이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는 것이 다음시즌을 더 재미있게 해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네이버블로그 '똑선생서해욱의 워오브싸커'
작성일:2013-06-26 20:13:40 182.215.107.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