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비 알론소 바이엘04레버쿠젠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샤비 알론소 바이엘04레버쿠젠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샤비 알론소 감독이 당장 바이어04레버쿠젠을 떠나지 않을 거란 보도가 이어지면서, 차기 행선지가 레알마드리드가 될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알론소 감독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이다. 프로 감독으로 데뷔한지 두 시즌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낸 덕분이다. 높은 전술적 완성도를 선보이며 컵대회 포함 시즌 무패를 달리고 있다. 11연속 우승 중인 거함 바이에른뮌헨을 제치고 구단 역사상 첫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할 것이 유력시된다. 2위 바이에른과 승점 10점 차다.

자연스럽게 다음 시즌 거취가 가장 궁금한 감독이 됐다. 레버쿠젠에서 보여준 모습에 여러 구단이 눈독을 들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레버쿠젠과 새로 계약을 체결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나마 리버풀과 바이에른이 선수 시절 친정팀이라 우선순위 후보군에 올려놓고 기회를 노렸다. 두 팀은 각각 위르겐 클롭 감독, 토마스 투헬 감독이 시즌 종료 후 사임을 발표해 새 감독 물색이 시급하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결국 리버풀과 바이에른도 올여름엔 알론소 감독과 재회가 어려워지고 있다. 29일(한국시간) ‘BBC’, ‘스카이 스포츠’, ‘디애슬레틱’, ‘ESPN’ 등 유력 매체들이 잇따라 알론소 감독이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리버풀은 이미 알론소 감독을 후보군에서 제외했고, 바이에른은 본인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걸 인지했다는 보도가 이어진다.

알론소 감독이 남을 것 같다는 소식이 가장 기쁠 구단은 레버쿠젠이고, 그다음은 레알일 거란 관측이 나온다. 레알도 가능성 높은 알론소 감독의 행선지 후보로 꼽혀왔다. 레알 역시 알론소 감독이 선수 때 몸담았던 팀이다. 게다가 지도자 알론소의 첫 직장이기도 하다. 알론소 감독은 2018년 레알 유소년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레알도 알론소 감독을 눈여겨보고 있었으나, 당장 움직이긴 어려웠다. 리버풀, 바이에른과 달리 감독직을 교체할 시기가 아니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체제로 올 시즌 스페인 라리가 선두 질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진출 등을 이뤄내며 순항 중이다. 무엇보다 브라질 대표팀행 루머가 이어졌던 안첼로티 감독과 재계약을 체결한지 3달 밖에 되지 않았다. 아까워도, 알론소 감독이 리버풀이나 바이에른과 연결되는 걸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마드리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마드리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알론소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레버쿠젠 지휘봉을 잡게 된다면 오히려 레알엔 기회다. 안첼로티 감독과 계약이 2026년 여름까지다. 이르면 내년 혹은 2년 뒤 안첼로티 감독 시기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22살 어린 알론소 감독과 새 시대를 꾸리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마침 알론소 감독과 레버쿠젠의 계약 만료 시점도 2026년 여름이다.

리버풀이나 바이에른이 먼저 선임했을 경우, 알론소 감독과 닿기까지 먼 길을 돌아야 했다. 그런데 리버풀과 바이에른이 올여름 다른 감독을 데려간다면 이후 상황은 현재와 정반대가 된다. 두 팀 외 다른 구단들이 도전장을 내밀 수 있으나 구단 자체 위상에 더해 ‘친정팀 프리미엄’까지 있는 레알을 이기긴 쉽지 않다. 알론소 감독은 리버풀, 바이에른, 레알에 한해 이적 조항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친정팀들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조금 더 검증 시간을 가질 여유도 생긴다. 알론소 감독은 지금까지 많은 것을 보여줬으나 레알 정도 규모의 팀을 이끌기 위해 더 증명해야 할 것도 있다. 알론소 감독이 다음 시즌, 그다음 시즌에도 꾸준함을 유지하고, UCL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한다면 정말 알론소 감독 체제 레알이 실현될 수 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마드리드 회장. 게티이미지코리아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마드리드 회장.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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