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셀타 비고에 틈이 생겼다.

셀타 비고 구단이 18일(이하 현지시간) 파코 에레라 감독을 경질하고 아벨 레시노 감독을 선임하면서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구멍이 난 것. 구멍의 크기와 형태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여기를 무엇으로든 채워야 한다. 내용물은 레시노 감독만이 안다. 기존의 것을 집어들 수도 있고, 새로운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지난 8월 셀타 비고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도 새로운 아침을 맞게 된다. 흔히 쓰는 표현으로 위기 아니면 기회다. 지금까지 흐름으로 보면 박주영에게 더 큰 위기가 찾아오는 건 불가능하다. 남은 건 더 많은 출전기회다. 레시노 감독은 기존 선수들로 강등 파도를 넘어야 하기에 박주영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박주영은 2년 전 AS모나코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 2010/2011시즌 중반, 2011년 1월 10일 기 라콩브 감독이 밀려나고 로랑 바니드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경질 이유는 성적 부진이었다. 모나코는 19라운드까지 3승 10무 6패로 17위에 떨어져 있었다. 라콩브 감독은 눈물을 흘리며 떠나갔다.

현재 셀타 비고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셀타 비고는 24라운드까지 5승 5무 14패를 기록하며 18위에 앉아 있다. 이대로 가면 강등이다. 구단은 에레라 감독에게 경질 통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셀타 비고는 올 시즌 승격했다. 좋은 환경에서 더 많은 돈을 받으며 팀을 운영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박주영 앞에는 더 큰 길이 났다. 그런데 방향이 문제다. 평행이론이라는 게 있다고. 박주영은 2년 전 유사한 상황에서 잔류가 아닌 강등을 맛봤다. 모나코는 남은 19경기에서 6승 7무 6패라는 상대적으로 선전했는데, 결국은 17위와 승점 2점 차이로 18위에 그쳤다. 마지막 경기에서 올랭피크 리옹을 만난 게 비극이었다.

평행이론도 만들어진 것이다. 사슬 끊기도 가능하다. ‘죽음의 3월’만 잘 넘기면 된다. 셀타 비고는 3월에 4경기를 치르는데 세비야,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와 같은 강팀과 만나고 데포르보 라 코루냐와의 ‘갈리시아 더비’도 치러야 한다. 여기서 승점을 6점만 얻어도 승산이 있다. 17위 레알 사라고사도 같은 기간에 세비야와 레알 마드리드를 만난다. 순위는 여기서 교차되거나 교착된다.

박주영 개인적으로는 평행이론을 반겨야 한다. 2년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유럽 무대에서 두 자릿수 득점(12골)을 기록했다. 박주영은 올 시즌 리그에서 16경기에 출전해 2골에 그쳤다. 남은 14경기에서 10골을 터뜨리면 자신도 살고 팀도 산다. 골이 늘어날수록 차후 행선지도 좋아진다. 박주영은 일단 아스널로 복귀해야 한다.

틈은 가능성이다. 어디로든 갈 수 있다. 중요한 건 방향이다. 평행이론으로 직진해 강등을 다시 맛보거나, 사슬을 끊고 화려하게 재기하는 것. 모두 박주영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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