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환 기자= FC서울의 별명은 '극장'이다. 영화처럼 극적인 역전승을 자주 해서 붙여졌다. 전반에 골을 내주더라도 후반에 뒤집는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 '서울 극장'은 잠시 문을 닫았다. 역전승을 커녕 승리도 많지 않았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12개팀 중 11위까지 추락했다. '서울 극장'이 시즌 개막 후 2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서울이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 내며 아시아 무대 정복을 위한 항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서울은 7일 일본 토도로키 육상 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 가와사키프론탈레와의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믿기 힘든 역전승이다. 2-2로 맞선 경기 종료 직전 윤일록이 결승골을 넣었다.

극적인 역전승의 비결은 최용수 감독의 '인내'다. 서울은 후반 46분까지 베스트11을 유지했다. 옐로카드를 받은 선수가 차두리, 김진규, 오스마르, 고요한 등 4명이었으나 교체하지 않았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선수들을 끝까지 믿었다.

특히 경기 내내 부정확한 킥으로 패스미스를 연발한 왼쪽 윙백 김치우를 빼지 않았다. 김치우는 결국 1-2로 뒤진 후반 38분 통쾌한 왼발 슈팅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최현태도 모처럼 풀타임 활약했다. 최현태는 중원에서 수비와 공격의 연결 고리 역할을 잘 해냈다.

최 감독은 과거 앞서거나 뒤지고 있을 때 잘못된 교체카드로 몇 차례 실패를 경험한 적이 있다. 그래서 평소에 “교체라는 건 참 오묘하다. 정말 어렵다”고 말한다. 이번 경기에서 최 감독의 선택은 ‘인내’였다. 그 결과 대역전극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리그에서의 부진을 한 번에 탈출하는 공격력이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전반에 점유율을 내주더라도 힘을 비축했다. 후반전에 승부를 보고 싶었다”며 “어부가 그물을 치고 고기를 기다린다는 심정으로 경기를 치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서울 선수들은 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두 팀의 16강 2차전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원정에서 3골을 넣은 서울이 유리하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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