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성남FC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K리그 정상권(전신 성남일화 포함)이었다는 점에서 가장 충격적인 강등 팀이다. 올해 강등당하는 과정 역시 충격적이었다.

시즌 초 선두권에 있던 성남은 서서히 패배가 많아지더니 역대 최고 수준으로 승점차가 촘촘했던 이번 시즌의 치열한 순위표에서 빠르게 아래로 떨어졌다. 결국 17일과 20일에 걸쳐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6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강원FC와 2무를 거뒀고,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강등됐다. 성남의 다사다난했던 1년 중 주요 장면을 정리했다.

 

3월 12일 : 개막전 승리. 수원삼성에 2-0으로 승리했다. 수원은 위기설이 시작됐고, 성남은 지난해 5위에 이어 이번에도 상위권을 노크할 수 있으리란 기대에 부풀었다. 티아고가 개막전부터 득점을 기록했다.

3월 19일 : 첫 ‘깃발 전쟁.’ 이재명 성남 구단주(성남시장)와 염태영 수원FC 구단주(수원시장)의 내기가 K리그의 새로운 화제로 떠올랐다. 이긴 팀의 기를 상대 경기장에 걸자는 자존심 내기였다. 첫 경기는 무승부였고, 총 4차례 맞붙은 결과 성남은 1승 1무 2패로 열세였다. 두 팀은 나란히 강등돼 내년 챌린지에서 계속 맞붙게 됐지만 깃발 내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4월 12일 : 4라운드 1위. 초반 4경기에서 3승 1무를 거둬 FC서울, 전북현대, 울산현대를 모두 따돌렸다.

6월 10일 : 12라운드 3위. 이때까지 꾸준히 3위를 유지하며 내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선두 전북과 승점차도 5점에 불과했다. 순위는 13라운드부터 조금씩 하락했다.

7월 2일 : 윤영선 성남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 4월에 입대했던 윤영선은 몸 상태를 이유로 훈련소에서 다시 나와 성남 경기를 더 뛰었다. 윤영선이 떠난 뒤 성남 수비가 본격적으로 흔들렸다. 주전급 수비수 임채민이 남아 있었지만 잔부상으로 완벽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7월 10일 : 티아고 마지막 K리그 경기. 포항스틸러스의 평범한 외국인 선수였던 티아고는 성남으로 이적한 뒤 단 19경기 동안 13골 5도움을 몰아쳤다. 그때까지 성남이 넣은 31골 중 58%가 티아고의 직접적인 기여에서 비롯됐다. 티아고는 중동으로 이적했고, 성남은 대체 선수로 실빙요를 영입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7월 17일 : 여름 이적시장에서 임대된 김현이 이적 이후 첫 골을 기록했다. K리그 필드플레이어 역대 최장거리인 67.4m에서 넣은 골이다.

7월 24일 : 황진성 첫 투입. 황진성은 첫 3경기에서 1골 2도움을 올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개막 전부터 부상에 시달리느라 등장 시점이 너무 늦었고, 이후에도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아 결국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주장 김두현은 28경기를 소화했지만 시즌 내내 컨디션 난조를 겪었다. K리그 최강 테크니션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던 두 선수 모두 아쉬운 시즌을 보냈고, 성남의 경기 운영 능력은 시즌 내내 부족했다.

9월 12일 : 김학범 감독 사임.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그룹 B) 순위인 7위까지 떨어진지 하루만이었다. 표면적 이유는 성적 부진이었다. 이때 김 감독과 함께 1군 코치진이 정경호 코치를 제외하고 모두 함께 물러났다. 지나치게 급격한 변화는 이후 성남이 흔들리는 원인이 됐다. 구상범 풍생고 감독이 감독 대행을 맡았다.

9월 21일 : 황의조의 시즌 마지막 공격 포인트. 울산현대 원정 경기에서 넣은 골을 마지막으로 이후 약 2개월 동안 득점이 없었다. 시즌 개인 성적은 9골 3도움이다. 울산전 이후 6경기에서 침묵했고, 이후엔 부상 여파로 결장하다 승강 PO 2차전에서 복귀했지만 감각이 떨어진 상태였다.

10월 2일 : 33라운드 결과 7위에 머무르며 하위 스플릿 확정. 포항스틸러스를 홈에서 꺾었다면 5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지만 성남은 오히려 패배했다. 구 대행은 지휘봉을 잡은 첫 경기에서 수원FC를 꺾고 ‘깃발 더비’ 승리를 자축했지만 이후 3연패를 당했다. 당시까지는 그래도 울산, 전북, 포항 등 어려운 상대를 연속으로 만난 것이 불운했다는 낙관론이 우세했다.

11월 5일 : 최종전인 38라운드 결과 11위가 되며 승강 플레이오프행 확정. 7위로 그룹 B를 시작한 성남은 2무 3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11위까지 떨어졌다. 최종전에서 성남을 무너뜨린 팀은 다시 한 번 포항이었다. 이 경기 후 구 대행이 건강 등을 이유로 팀을 떠났고, 변성환 코치가 지휘권을 받았다.

11월 17, 20일 : 승강 PO에서 2무승부를 거두고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강등. 변 코치의 지도에 따라 고성에서 전지훈련을 가진 성남은 한결 나은 조직력을 보였으나 시즌 막판 심각할 정도였던 득점력 부족에 울었다. 성남은 하위 스플릿에서 5경기 1득점, 승강 PO에서 2경기 1득점에 그쳤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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