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설립 첫 사업으로 서울 은정초등학교 인조잔디 지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 축구계에서 흔치 않은 스타 감독,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과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이 차례로 일어섰다. 강당에 모인 서울 은정초등학교 학생들이 반가움과 호기심을 뒤섞어 환호성을 질렀다. 최 감독은 마이크 앞에 서며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경기장에선 몇만 관중이 있어도 안 떨리는데, 지금은 떨린다.”

10일 은정초등학교에 두 감독을 비롯해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 조중연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 등 거물급 축구인들이 모인 건 운동장의 인조잔디 때문이었다. 사연은 지난해 시작됐다. 은정초는 최 감독이 20년 넘게 머물렀던 보금자리와 가깝다. 이 지역에서 ‘최강희 축구교실’을 운영하던 최 감독은 코치들을 파견해 은정초 축구팀과 재학생들을 지원했고, 지난해는 이동국 등 전북 선수들과 함께 직접 방문했다.

은정초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새터민 어린이들이 다니는 특성화 학교로 전교생의 약 30%가 탈북 가정의 자녀다. 새로운 체계에 적응하는 일은 원래 힘들고, 사회안전망의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환경 때문에 사건이 잦은 학교에 속했다. 은정초는 양천경찰서와 함께 축구팀 ‘은정-YP FC’를 만들어 운영하며 학교폭력을 줄이고 새터민 어린이들의 정착을 도우려 했다. 최 감독도 이 팀과 인연을 맺었다.

최 감독은 10일 개관식에 참석한 뒤 “축구교실을 먼저 만들었다가 사단법인(희망나눔 최강희축구)을 만들었고, 이게 첫 사업이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부터 운동장에 친환경 인조잔디를 깔아주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고, 최 감독의 사비로 6억 7천만 원을 출연하기로 결론이 났다. 공사 후 처음 운동장을 찾은 최 감독은 “나도 오늘 처음 왔는데 너무 깨끗하게 잘 되어 있다. 학생들과 선생님이 좋아하시면 나도 행복한 것”이라고 했다.

“처음 이 학교에 왔을 때 초등학생들이 본드를 한다는 이야기, 중학교 가면 말썽부리다 짱이 된다는 이야기 등 여러 가지 사연을 들었다. 운동장을 보고 안타까웠고, 우리 코치들이 수업하는 걸 보다가 인조잔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최 감독은 자기 이름을 걸고 만든 자선 재단의 첫 사업을 둘러보며 미래에 대한 계획도 살짝 밝혔다. “지금은 현장에 있지만 은퇴한 뒤엔 유소년 축구, 인재 발굴 활동을 계속 할 거다.”

이날 은정초를 함께 찾은 슈틸리케 감독은 “축구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이라면 참석하고 싶어 여기 왔다. 프로 축구에선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데 여러분은 승패와 상관없이 축구를 즐겨주길 바란다. 운동장을 어린이들의 화합의 장으로 빛내 달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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