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서호정] ‘철퇴의 승부사’ 김호곤 감독이 K리그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6라운드에서 김승용의 결승골에 힘입어 성남 일화에 1-0 승리를 거뒀다. 14승 6무 6패, 승점 48점을 기록한 울산은 승점 45점인 4위 수원과의 간격을 더 벌리며 3위를 유지했다.

지난 25라운드에서 접전 끝에 수원을 3-2로 물리치며 개인 99승을 기록했던 김호곤 감독은 2연승에 성공하며 100승 고지를 밟았다. 올 시즌 성남전 3전 전승의 기쁨도 함께였다. 부산에서 세 시즌 동안 37승을 기록했고 2009년부터 울산에서 네 시즌을 치르며 63승을 챙겼다. 총 전적은 100승 61무 80패다.

사실 K리그에서 감독 개인 통산 100승은 그렇게 특별한 기록은 아니다. 개인 최다승을 보유하고 있는 김정남 프로축구연맹 부회장(210승)을 비롯해 김호(207승), 차범근(157승), 고재욱(154승), 조광래(140승), 이회택(139승), 차경복(131승), 박종환(124승), 허정무(121승), 박성화(108승), 최강희(103승) 감독에 이르기까지 이미 11명의 감독이 100승을 돌파했다.

그럼에도 김호곤 감독의 통산 100승이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지도자로서 대기만성했기 때문이다. 연세대 감독으로 오랜 시간 일하며 아마추어 무대에서 긴 세월을 보냈던 그는 올해가 프로에서 7년 차다. 김정남, 김호 감독 등이 17년씩 프로 생활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명 축구인으로서 김호곤 감독이 갖는 명성에는 부족한 기회였고 시간이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며 8강까지 올랐지만 그의 지도력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울산 감독으로 부임한 초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만 60세인 지난해 K리그에서 ‘철퇴축구’ 돌풍을 일으키며 리그컵 우승과 정규리그 준우승을 거두며 프로 감독으로서의 전성기를 열었다.

예순을 넘어 뒤늦게 지도력을 꽃 피운 김호곤 감독은 100승의 기쁨을 선수들의 공으로 돌렸다. 그는 “힘든 원정이었는데 고비를 잘 넘겼다. 무더위에도 선두 그룹으로 갈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계속 선두 그룹으로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는 “오늘 이기면 100승인지는 경기 전 기자들을 만날 때까지 몰랐다. 원정에서 어렵게 거둔 승리가 의미가 남다르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호곤 감독의 울산은 올 시즌 유일하게 세 대회(K리그, FA컵, AFC 챔피언스리그) 모두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유일한 팀이다. 김신욱, 고슬기, 이재성 등의 기량을 끌어올리고 곽태휘, 에스티벤, 이호, 이근호, 김승용 등을 영입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울산은 전북, 서울, 수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성시대를 다시 열었다.

트레블은 현실적으로 힘든 도전이지만 김호곤 감독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도전 의지를 보였다. “리그에서는 꾸준히 선수권을 유지하려고 한다. 전북, 서울과 승점 차가 꽤 있지만 나쁘진 않다. 9월 이후에 계속 쫓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세 대회를 다 해야 하기 때문에 한 군데에 집중할 수 없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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