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차두리(32, 서울) 얘기가 나오자 이동국(33, 전북)은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위트 있는 농담으로 최근 FC서울에 입단하며 K리그 클래식 무대로 온 차두리를 환영했다.

지난 3월 말 서울 유니폼을 입은 차두리는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않았다. 이르면 오는 14일 수원과의 슈퍼매치가 그의 첫 경기가 될 전망이다. 차두리는 입단 후 가진 인터뷰에서 K리그 클래식에 입성하며 늘 꿈꿨던 장면을 고백했다. 그는 “동국이 형과 유니폼을 교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살 차이지만 이동국에 대한 차두리의 경외감은 유명하다. 차두리는 존경하는 선수 중 한명으로 이동국을 꼽았다. 배재고 시절 전국대회에서 포철공고의 초고교급 공격수 이동국을 목격하고는 가진 생각이다. 차두리의 아버지인 차범근 전 감독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대표팀에 19살에 불과한 이동국을 전격 발탁하기도 했다.

이동국 역시 차두리를 친동생처럼 아끼는 사이다. 둘은 지난 2010년에야 함께 월드컵 무대에 갈 수 있었지만 지난 2004년에는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 호흡을 맞추며 짜릿한 3-1 승리를 합작하기도 했다.

이동국은 차두리가 선수 생활 막바지에 K리그 클래식을 선택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 팬들도 두리를 보고 싶었을 것이다. 차두리가 훌륭한 선수임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두리가 자신과 유니폼을 바꾸고 싶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웃으며 답했다. “신인 선수가 뭘… 신인상부터 노려야지 감히 16년차 선수 유니폼을 교환하려고.”


차두리는 K리그 클래식은 처음이지만 신인상 자격은 없다. 프로축구연맹은 해외 프로리그에서 뛰고 온 선수에 대해서는 신인으로 보지 않는다. 이동국이 만 32세의 K리그 초년병 차두리에게 그런 얘기를 한 것 자체가 웃음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동국은 “농담이고 반가운 마음으로 바꾸겠다”며 자신도 그라운드에서 차두리를 상대할 날에 대한 기대가 큼을 표시했다.

사진=전북현대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