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합숙•필승의지•철저분석 ‘삼박자’가 만든 성남전 승리

[풋볼리스트=부산] 윤진만 기자= 부산아이파크의 성남일화전 2-0 완승은 철저한 준비, 간절함이 만든 결과물이다.

부산 선수들은 7일 성남일화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평소보다 이틀 먼저 합숙에 돌입했다. 올해에는 2011~12년 안익수 감독 시절과는 달리 신인급 선수와 희망자만이 클럽하우스에 합숙하는 시스템이다. 개인 숙소에서 출퇴근하는 주전 선수까지 숙소에 머문 이유는 안익수 감독의 성남을 타도하기 위함이다. 주장 박용호를 비롯한 선임자를 필두로 한 자발적 행동이었다. 정확하게 타깃은 ‘성남’이 아닌 ‘안익수’였다. 센터백 이정호는 “제주전을 마치고 곧바로 선수들에게서 의욕이 불타오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고참으로서 동참을 해서 분위기를 잡아줘야하기 때문에 조기합숙을 제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똘똘 뭉친 선수들은 단순히 훈련량을 늘리는 단순한 방식으로 경기를 준비하지 않았다. 2011~2012년 안익수 감독의 축구를 경험한 선수들이 앞장서서 윤성효 감독의 분석 자료 의외의 것을 준비했다. 예를 들면 부산 선수들은 이날 성남의 백전노장 미드필더 김한윤의 투입을 예상했다고 한다. 안 감독의 술수를 역으로 이용한 셈. 박종우는 “우리는 2년 동안 같이 뛰었던 (김)한윤이형의 스타일을 잘 안다”며 “한윤이형을 밑으로 내리고 (김)성준이형이 위로 올라가면서 자주 둘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웅크리고 있다가 역습시 빠르게 그 틈을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윤성효 감독은 “지시하는 것보다 선수들 스스로 대비를 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일 수 있다”며 선수들의 자발적 태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 당일. 경기를 40여분 남겨두고 마지막으로 몸을 풀기 위해 경기장을 향하는 부산 선수들에게서 왕성한 전의를 느낄 수 있었다. 평소보다 더 강한 필승 의지였다. 지난 라운드 제주전 패배를 금세 잊었다는 듯이 경기장에서 사력을 다해 뛰었다. 전반 초반 박종우는 역습 상황에서 상대와 충돌해 고통을 호소했으나 툭툭 털고 일어나 프리킥을 준비했다. 다른 선수들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높은 집중력으로 18분 윌리암이 선제골을 기록했다. 후반 15분 성남 출신 수비수 장학영이 윤영선의 헤딩슛을 걷어낸 뒤 11분 만에 상대 자책골을 유도해 2-0 승리했다. 이정호는 “오늘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이 이 경기를 정말로 잡고 싶어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승인으로 선수들의 투지와 간절함을 꼽았다.

윤 감독은 선수들이 지나친 의욕 때문에 자칫 경기를 그르칠 까 노심초사했으나 우려는 기우였다. 악감정 또는 존경심이라는 이름으로 전(前) 소속팀 감독을 이기고 싶어하는 부산 선수들은 침착하면서도 강렬하게 미션을 성공시켰다.

사진=부산아이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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