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윈-윈(Win-Win)’이다.

분데스리가의 바이어레버쿠젠(이하 레버쿠젠) 임대를 택한 류승우(20, 제주유나이티드)와 제주의 선택은 이성적이었다.

제주는 13일 “제주유나이티드의 신예 류승우(20)가 기량 발전을 위해 레버쿠젠으로 임대된다”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열린 ‘2014 신인선수선발 드래프트’에서는 제주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3일만에 내려진 결정에 어리둥절한 면도 있다.

항상 구단이 내세우는 공식적인 이적사유를 신뢰할 수는 없지만, 제주가 “육성 차원에서 류승우를 레버쿠젠으로 위탁 임대 형식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한국 축구와 선수 본인의 발전을 위해서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되었다”라는 설명은 믿을만하다.

계약기간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축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를 종합하면 류승우의 임대계약은 1년이다. 유럽의 2013년 겨울이적시장에 이적했다가 2014년 겨울이적시장이 열리면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다. K리그 일정을 따져보면 2014시즌을 모두 유럽에서 보내는 셈이다.

제주와 류승우가 모두 얻을 수 있는 것은 경험이다. 류승우의 경쟁력을 지금 당장 따져볼 수는 없지만, 레버쿠젠은 현재 리그와 UEFA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힘든 일정이다. 공격자원은 한정적이다. 류승우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계속된 훈련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발을 맞출 수 있다.

류승우는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하더라도 경험을 충분히 쌓고 돌아올 수 있다. 제주는 류승우를 내세워 2014시즌에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과 자신들의 표현대로 ‘위탁 임대’시 성장 가능성을 놓고 저울질을 했다. 결국 제주는 류승우를 레버쿠젠으로 보내 1년 뒤 돌려받는 게 옳다는 결정을 내렸다.

선수 본인에게도 큰 충격은 없을 전망이다. 류승우는 아직 젊다. 레버쿠젠에서 큰 빛을 못 보더라도 제주에서 다시 날개를 펼칠 수 있다. 줄타기에 비유하면 밑에 안전망을 설치하고 다른 쪽으로 건너가는 모양새다. 물론 레버쿠젠에서 기회를 많이 잡는 게 가장 좋은 일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을 경험하는 나이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한다. 선수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을 때를 가정한 말이다. 류승우는 이미 지난 8월 터키에서 열린 ‘2013 FIFA U-20월드컵’에서 2골을 터뜨리면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류승우는 ‘여지’를 지닌 채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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