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FC서울과 수원삼성블루윙즈의 슈퍼매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팽팽했다. 최근 전적에서 수원이 일방적 우위를 거둬왔지만 큰 점수 차이로 승패가 엇갈린 것은 2007년 리그컵 경기에서 박주영의 해트트릭으로 서울이 4-1 승리를 거둔 경기가 마지막이다. 이후 6년 동안 1,2골 차이로 명암이 엇갈렸다.

일방적이던 수원의 우세가 서울로 기운 결정적인 이유는 차이를 만들어내는 ‘슈퍼스타’의 존재다.
‘슈퍼스타’란 단순히 화려한 기술을 갖춘 선수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슈퍼매치 같은 큰 경기에서 언제나 비범한 모습을 보이는 초일류 선수를 뜻한다.

그 동안 수원의 슈퍼스타는 올해로 수원에서만 10년차 프로 경력을 이어온 수비수 곽희주였다. 곽희주는 투지 넘치는 수비로 골문을 사수한 것은 물론 온 몸을 던지 헤딩 슈팅 등 공격 가담 시에도 결정적인 골을 터트려온 슈퍼매치의 영웅이었다.

곽희주는 주중에 안방에서 치른 부산아이파크와의 20라운드 경기에서도 팀이 2-0 승리를 이끄는 과정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러나 서울 전을 앞두고 근육 부상을 입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곽희주의 부재 속에 민상기, 곽광선, 신세계, 최재수 등 젊은 선수들이 분전했으나 결정적인 순간의 2%가 부족했다. 오랜 시간 팀의 정신을 대표해온 곽희주의 공백을 완전히 메울 수 없었다.

반면 서울에는 아디가 있었다. 2006년 서울에 입단한 이후 8시즌째 서울의 수비를 지키고 있는 아디는 37세의 고령에도 레프트백에서 센터백으로 전업해 완전무결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젊고 빠른 수원 공격수들은 아디의 앞에만 가면 길을 잃었다. 아디는 공을 확보한 뒤 정교한 패스 연결로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까지 했다. 그리고 전반 28분 경이로운 점프력과 완벽한 타점의 헤딩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어 경기 분위기를 서울이 주도하게 만들었다.

외국인 선수에게 흔히 붙이는 용병이라는 꼬리표는 아디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8년 동안 서울을 위해 헌신한 아디는 서울의 가치를 가장 잘 대표하는 선수다. 아디가 곧 서울이고, 서울이 곧 아디다. 아디는 K리그 외국인 선수의 모범사례다. 아디는 그라운드 밖에서 서울이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의 성공적인 적응 및 활약에 까지 도움을 주는 팀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아디는 더 이상 서울 만의 자랑이 아니다. K리그 역사가 기억해야 할 유산이다. K리그 통산 251경기에 나서 18골 12도움을 기록, 슈퍼매치를 통해 30호 공격 포인트를 올린 아디는 나이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프로 정신의 화신이다. K리그의 모든 선수들이 보고 배워야 할 귀감이다. 수원 징크스가 깨진 8월 3일 슈퍼매치가 가장 기억해야 하는 선수는 아디였다.

사진=FC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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