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윤진만 기자= 2011년 대구FC 경기를 지켜본 이들이 하나같이 떠올리는 이름이 있다. 전 올림픽 대표 공격수 김현성(24, FC서울).

당시 서울 소속으로 임대 2년차를 맞이한 그는 2010년 활약으로 이영진 전 감독의 눈도장을 찍고 시즌 내내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최전방 공격 자원으로 29경기에 출전해 7골 2도움이라는 기대이상의 성과를 남겼다. 득점뿐 아니라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는 넓은 활동폭과 적극적인 움직임이 대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대구 구단은 김현성의 활약에 크게 만족하여 완전 영입을 시도했으나 데얀의 백업 공격수로 기용하려는 원소속구단의 반대에 부딪혀 그 뜻을 이루지 못했었다.

2년 뒤 김현성의 향기를 풍기는 대박 신인이 탄생했다. 프로 데뷔전인 울산 현대전에서 데뷔골이자 K리그 클래식 1호골의 주인공 한승엽(23). 두 경기를 통해 그는 188cm 85kg의 당당한 체구에서 비롯된 파워풀한 플레이, 능숙한 볼 관리, 투지까지 선배 김현성(186cm 77kg)과 닮은 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울산전에서 시원스런 중거리 포를 성공시킨 그는 홈 팬 앞에 처음으로 나선 10일 전남전에선 갓 프로에 데뷔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종종 측면으로 빠져 나와 2선 공격수 및 미드필더들이 파고 들 공간을 만들었다. 상대 수비를 등진 상황에선 웬만해선 공을 빼앗기지 않았다. 기회가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슈팅을 쐈다. 90분을 쉴새없이 뛰었다. 실력과 담력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당성증 대구 감독은 1-1로 끝난 전남전을 앞두고 가장 기대하는 선수로 한승엽을 꼽았다. 이진호가 다리 근육 부상으로 결장한 마당에 데뷔전 활약을 이날도 재현하길 바라는 눈치였다. 골침묵했기 때문에 기대치를 완벽하게 채웠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프로 선배 수비수들을 괴롭혔던 3년 전, 간판스타로 거듭난 2년 전의 김현성처럼 성공 가능성을 펼쳐 보인 것은 두 경기를 통해 대구가 거둔 소득이다.

한승엽은 “전남전에서 감독님이 요구한 역할이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그러다보니 김현성 선수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비교하자면 헤딩은 김현성 선수가 낫지만 포스트 플레이와 슈팅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당돌하게 말했다.

사진=한승엽(대구)/제공=대구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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