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박주호(29)가 12경기째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홋스퍼와의 유로파리그 경기도, 친정팀 마인츠05와의 뜻 깊은 경기도 걸렀다. 독일 축구를 대표하는 빅클럽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의 생존 경쟁은 만만치 않았다.

박주호는 3월 A매치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월 24일 보루시아묀헨글라트바흐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 이후 한 달 반에 이르는 시간 동안 실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지난해 대표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들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부름을 받았다.

유럽 무대에서 힘겨운 주전 경쟁을 하고 있는 선수는 박주호 만이 아니다. 같은 포지션인 호펜하임의 김진수,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무대의 이청용 등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프로 선수에게 내부경쟁은 숙명이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팀에서라면 더더욱 힘겹다.

박주호는 지난해 여름 스스로 도전을 택했다. 이전 소속팀 마인츠도 박주호를 원했다. 박주호는 안정된 주전 자리 대신 더 큰 경쟁의 무대에 뛰어들었다. 도르트문트 외에도 박주호를 원한 다른 유럽 팀이 있었지만 분데스리가 내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것을 꿈꿨던 박주호는 마인츠에서 함께 생활한 바 있는 토마스 투헬 감독의 러브콜을 수락했다.

도르트문트가 박주호를 원했던 배경에는 기존 풀백 자원 에릭 두엄의 부상이 있었다 두엄은 시즌 개막전 부상을 입어 최소한 10월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르첼 슈멜처라는 붙박이 레프트백을 보유했지만, 대체 자원이 절실했다. 박주호는 입단 후 유로파리그 경기를 중심으로 적지 않은 기회를 부여 받았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두엄이 부상에서 회복한 후반기부터다. 박주호는 2014년 여름 봉와직염을 앓았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2015년 여름에는 기초군사훈련을 받아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 차례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했던 1월 휴식기에 오히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누적된 피로를 푸는 데 실패했다. 최상의 몸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독일 대표급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은 버거웠다.

박주호는 스스로 현 상황을 인정하고 있다. 훈련장에서 차분하게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그동안 박주호를 출전 명단에 넣지 않았지만 홈 경기 및 원정 경기에 소집해왔다. 경기 당일 마지막 순간에 출전 선수를 결정하는 습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박주호의 에이전트사 지쎈의 류택형 상무이사는 박주호가 명단에 들지 못하는 날이 길어지자 최근에는 동행을 멈췄다고 전했다. 박주호가 심리적으로 입을 타격과 더불어 컨디션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박주호는 경기 일정을 따라다니는 대신 운동량을 늘리고 연습경기에 참가하며 감각을 높이고 있다.

투헬 감독의 배려와 믿음 속에 박주호는 최근 시즌 개막 후 가장 좋은 몸 상태를 찾아가고 있다. A매치 데이 기간에는 도르트문트의 주력 선수들도 타이트한 여정을 보내야 한다. 박주호는 이 기간을 전후로 출전 기회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도르트문트는 A매치 소집 이전에 토트넘과의 유로파리그 원정 경기와 아우크스부르크와의 리그 원정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두 경기 모두 한국 선수가 속한 팀이다. 한국 선수간 맞대결이라는 이유에서 기회가 오지는 않지만, 빠듯한 일정 속에 박주호에게 기회가 올 가능성이 있다. 이 경기에 나서지 않더라도 국가 대표팀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릴 기회가 예상된다. 박주호는 차분히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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