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권태정 기자= 루이스 판할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은 팬들의 비난 속에서도 지휘봉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존심을 위한 선택이 그 결과로서 자존심을 지켜주기를 바라고 있는 모양새다.

맨유는 지난 24일(한국시간) 사우샘프턴과의 ‘2015/2016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경기 직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판할 감독을 향해 맨유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지난 12월 정점에 달했던 판할 감독의 위기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판할 감독은 11월 말부터 12월까지 리그 6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한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탈락하며 위기를 맞았다. 현지 언론들은 맨유의 138년 역사상 최악의 12월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판할 감독은 12월 마지막 경기였던 첼시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1월 들어 무패 행진을 달렸지만 사우샘프턴전 패배로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12월의 위기 직후 전보다 공격적인 경기를 선보이며 비판에서 벗어나는 듯싶었지만,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유효슈팅 1회밖에 기록하지 못하며 다시 공격력에 물음표를 남겼다.

사우샘프턴전 직후 판할 감독이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는 이야기가 현지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판할 감독은 자존심이 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경질되기 보다 먼저 사퇴하는 것을 택하리라는 추측이 있었다. 판할 감독은 2000년 FC바르셀로나, 2011년 바이에른뮌헨에서 경질을 경험한 바 있다.

하지만 맨유는 판할 감독의 사퇴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사우샘프턴전 직후 네덜란드에서 이틀간 휴가를 보낸 판할 감독은 26일 맨체스터로 돌아와 훈련을 지휘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판할 감독은 측근들에게 “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뜻을 밝혔다.

판할 감독의 전기 작가인 마틴 메이어는 ‘맨체스터이브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와 같은 사퇴 압박은 판할 감독에게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판할 감독의 대체자로 주제 무리뉴 전 첼시 감독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두 감독이 서로 친하긴 하지만, 판할 감독이 무리뉴 감독을 비롯한 어느 누구에게도 자진해서 자리를 내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드워드 부회장을 비롯한 맨유 운영진도 판할 감독에게 힘을 싣고 있다. 2015/2016시즌이 끝나는 올 여름까지는 판할 감독과 함께한다는 입장이다. 판할 감독의 사퇴 의사를 잠재움으로써 임시 감독이 아닌 정식 감독으로 선임할 대체자 물색에 대한 시간을 버는 셈이다.

라이언 긱스 코치가 부담 없이 지휘봉을 넘겨받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맨유가 그리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이번 시즌을 안정적으로 마쳐 판할 감독에 대한 평가가 현재보다 우호적인 상태에서 대체자를 선임하는 것이다.

맨유는 30일 더비카운티와의 FA컵 경기를 앞두고 있으며, 2월 3일에 스토크시티와 리그 경기를 펼친다. 만약 12월의 위기와 마찬가지로 무승이 이어진다면 맨유와 판할 감독의 자존심과는 별개로 감독 거취는 더욱 불안해 질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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