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루이스 판할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의 괴상한 전술이 실패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없이 ‘닥공’을 시도했으나 웨스트햄의 조직력이 한수 위였다.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볼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14/2015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웨스트햄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4분 웨스트햄의 선제골은 명장면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에 공이 떴고, 체이쿠 쿠야테가 골대를 등진 채 공을 차지했다. 발을 들어 트래핑을 시작한 쿠야테는 공중에서 두 번 공을 건드리며 몸을 돌린 뒤 오른발 강슛을 날렸다. 터닝슛이자 하프발리슛이었다. 여느때처럼 선방을 쏟아내던 다비드 데헤아 골키퍼도 이것만은 막을 수 없었다.

맨유는 장신 미드필더 마루앙 펠라이니를 교체 투입해 롱볼을 날려댄 끝에 후반 추가시간에야 동점골을 얻었다. 롱패스를 웨스트햄이 끊었으나, 이 공에 달려든 달레이 블린트가 왼발 강슛을 날려 성공시켰다.

이 경기에서 더 짜임새 있는 쪽은 웨스트햄이었다. 맨유는 경기력에 대한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최근 2연승을 달렸으나, 상대 퀸즈파크레인저스(현재 19위)와 레스터시티(20위) 모두 리그 최약체라는 점을 감안해야 했다. 웨스트햄을 만나자 승리는 힘들었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 안데르 에레라와 펠라이니를 모두 벤치에 둔 판할 감독의 기묘한 선수 운용은 웨스트햄전도 어렵게 만들었다. 맨유는 4-4-2에 가깝게 선수를 배치했다. 중앙 미드필더는 블린트와 웨인 루니가 맡았다. 루니는 최근 미드필더로 자주 기용되지만 여전히 공격수가 더 익숙한 선수다. 블린트는 지능이 높은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몸싸움이 약하다는 단점도 있다.

반면 웨스트햄은 EPL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4-3-1-2를 도입, 중원의 두께를 늘려 돌풍을 일으킨 팀이다. 알렉스 송, 케빈 놀란, 마크 노블의 활동량과 수비력은 맨유 미드필드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맨유는 결과적으로 웨스트햄과 같은 유효슈팅 6회를 기록했고, 득점도 같았다. 그러나 경기 내용이 팽팽했다고 보긴 힘들었다. 맨유의 앙헬 디마리아, 로빈 판페르시, 라다멜 팔카오 등 능력 있는 공격 자원이 역습 때마다 활약하긴 했다. 그 외의 상황은 웨스트햄이 주도했다는 점이 문제였다. 웨스트햄은 더 낮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위협적인 슛으로 데헤아 골키퍼를 괴롭혔다.

데헤아는 이번 시즌 EPL 최고 골키퍼로 꼽힌다. 안 그래도 불안한 수비 조직력에 미드필드의 수비력을 스스로 깎는 판할 감독의 선수 기용이 더해지자, 맨유 수비는 데헤아의 선방에 크게 의존하는 처지가 됐다. 데헤아는 경기 막판 슛을 막아낸 뒤 지면을 손으로 내려치며 화를 내기도 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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