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지동원의 패스를 받은 하릴 알틴톱이 보루시아도르트문트 골문 앞으로 운반했다. 빼앗길 뻔한 공을 지동원이 몸으로 지켰고, 운 좋게 공을 얻은 라울 보바디야가 마무리 슛을 날렸다.

아우크스부르크에 승리를 안긴 순간이다. 아우크스부르크는 5일(한국시간)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14/2015 독일분데스리가’ 19라운드에서 도르트문트를 1-0으로 꺾었다. 첫 선발 출장한 지동원은 후반 5분 선제결승골 장면에서 두 차례 관여했다.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지동원의 역할도 컸다.

지동원은 이번 시즌 전반기를 도르트문트에서 보냈으나 한 번도 정규 리그에 출장하지 못했다. 반년 동안 허송세월한 지동원은 아우크스부르크로 팀을 옮긴지 단 2경기 만에 도르트문트를 적으로 만났고,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오랜만의 선발 출장이라 그랬는지, 지동원의 경기력은 만족스럽진 못했다. 지동원이 슛을 2회 날렸을 뿐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부차적이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최전방 공격수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골보다 다른 선수들의 공격력을 이끌어내는 ‘궂은 일’이기 때문이다.

지동원은 골을 몰아치는 선수라기보다 다재다능하고 성실해 다른 선수들과 좋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선수다. 현재 아우크스부르크의 시스템과 잘 맞는다. 지동원이 아쉬운 건 다른 선수에게 만들어준 득점 기회가 하나도 없었다는(이하 OPTA 통계 기준) 점이다.

전방 압박을 통한 공격 기여도도 낮았다. 지동원이 남긴 수비적 기록은 태클로 공을 한 번 따낸 것 뿐이다. 수비에 가담했을 때 공을 걷어낸 기록도 1회 있지만 이 기록은 궂은 일과 거리가 멀다. 얻어낸 파울도, 상대 공격을 파울로 저지한 적도 없었다. 그나마 7차례 헤딩 경합 중 3차례에서 승리한 것이 지동원의 노력을 증명하는 기록이었다.

지동원의 영리함을 보여주는 움직임은 종종 나왔다. 전반 12분엔 기민한 침투를 통해 공을 잡아 슛까지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동원이 아우크스부르크의 붙박이 공격수로서 자리잡으려면 당장 필요한 건 득점력보다 더 원활한 팀플레이다. 골 장면 외에도 기여도를 늘리는 것이 지동원다운 모습이기도 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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