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명이라는 극찬을 받아 온 아르투로 비달(27, 유벤투스)이 부진을 털지 못했다. 유벤투스는 세리에A 홈 최다 연승 기록이 깨졌다.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유벤투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이탈리아세리에A’ 15라운드 경기에서 유벤투스와 삼프도리아가 1-1 무승부를 거뒀다. 유벤투스가 전반 12분 파트리스 에브라의 헤딩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6분엔 마놀로 가비아디니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유벤투스는 4-3-1-2 포메이션으로 이 경기에 나섰다. 시즌 초반까진 세리에A 3연패의 원동력이었던 3-5-2 포메이션을 유지했으나, 점점 공격이 소극적으로 변하자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수비수를 한 명 줄이는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를 배치해 4-3-1-2로 변화를 줬다. 이 변화는 대체로 호평받으며 유벤투스의 선두 질주 원동력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삼프도리아전에선 유벤투스의 공격 작업이 부실했다. 평소보다 못미친 경기력의 한 원인이 비달이었다. 비달은 이날 오른쪽과 중앙을 넘나드는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 풀타임을 소화했다. 스포츠 통계 전문업체 OPTA에 따르면 비달의 패스성공률은 78%로 중앙 미드필더 중 가장 낮았다. 특히 공격진영에서의 패스 성공률은 66%에 불과했다. 비달에게 공이 가면 공격이 뚝뚝 끊겼다.

비달의 특징인 왕성한 활동량과 위치를 가리지 않는 공 탈취 능력도 이날은 없었다. 공을 되찾아온 횟수는 6회로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11회), 폴 포그바(9회)보다 훨신 적었다. 태클은 5번 시도해 2번 성공했을 뿐이었다. 파울은 단 1번 범했는데 후반 4분엔 위험한 양발 태클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평소의 열정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 기록이다.

이번 시즌 내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비달은 월드컵 여파에 가장 크게 시달리는 선수 중 하나다. 비달은 지난 여름 무릎 반월판 연골 수술을 받은 뒤 회복을 앞당겨 2014 브라질월드컵에 나섰다. 이후 재발 없이 경기를 소화하고는 있지만 활동량과 적극성이 뚝 떨어졌다. 공이 없을 때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지능적이었던 비달의 장점이 희석됐다.

최근 알레그리 감독은 비달의 줄어든 수비력을 감안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공을 잡았을 때 대단한 위력은 없지만, 문전 침투가 뛰어나고 전방 압박에 능숙한 비달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비달은 시즌 4골로 팀내 득점 2위다. 그러나 삼프도리아전에서 좀 더 수비적인 원래 위치로 돌아가자 비달의 플레이가 다시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 안드레아 피를로의 부상과 노쇄화로 이미 골머리를 앓았고, 마르키시오를 피를로의 로테이션 멤버로 활용하며 이 문제에서 벗어났다. 여기에 비달까지 계속 부진한다면 유벤투스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중원이 힘을 잃게 된다.

삼프도리아전 패배로 유벤투스는 기록 행진을 멈췄다. 유벤투스는 이 경기 전까지 홈에서 25경기 연승으로 세리에A 기록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었다. 뒤이어 벌어진 경기에서 2위 AS로마가 제노아를 꺾고 유벤투스를 승점 1점차로 추격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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