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K리그가 승강제를 본격 도입한지 2년. 클래식과 챌린지의 기로에 놓인 구단들이 살얼음판을 걷는 마음으로 경기를 앞두고 있다. K리그의 승강제 도입은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지만 국제적인 흐름에 맞춘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리그의 공정성과 흥행, 두 가지 토끼를 잡는 것은 세계 각국 축구 리그 모두의 고민이다. ‘풋볼리스트’는 유럽과 남미, 아시아의 다양한 승강제를 통해 고민의 흔적을 살펴봤다.

단순한 것이 좋은 것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강하고 체계적인 리그를 가진 나라들은 대체로 승강제가 단순한 편이다. K리그가 가장 많이 참고하는 일본 J리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J리그는 1부 18팀 중 정규리그 성적에 따라 3팀이 강등된다. 2부에서는 1, 2위팀이 곧장 승격하고 3~6위팀이 토너먼트 식으로 갖는 플레이오프에 따라 승격팀을 하나 더 정하게 된다. 이 플레이오프도 2012년부터 도입된 것이다.

중국 슈퍼리그는 별도의 플레이오프 없이 1부 16팀 중 2팀이 강등되고, 2팀이 승격돼 이 자리를 메운다.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리그도 2팀씩 바로 강등되고 승격하는 명료한 구조를 갖고 있다.

2부가 2개, 이란 리그

복잡한 승강제의 대표적인 예로는 이란의 페르시안걸프 프로리그를 들 수 있다. 1부는 16팀으로 운영되고, 2부는 24팀으로 운영된다 그런데 2부가 12팀씩 2개 그룹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구조 때문에 독특한 승강제가 생겼다.

일단 1부에서 15~16위팀이 자동 강등되고, 14위팀은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진다. 2부에서는 각 그룹의 1위팀이 승격 권한을 얻는다. 각 그룹 2위팀이 먼저 맞붙고, 그 승자가 1부 14위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플레이오프의 모든 경기는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승강제? 해야 하나요?

승강제를 도입하지 않은 경우도 볼 수 있다. 비교적 체계적인 리그 시스템을 가진 나라 중엔 호주의 A리그가 대표적이다. 호주는 축구뿐 아니라 대부분의 인기 종목이 유럽보다 미국의 프로 스포츠를 참고했다. 승강제 도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호주는 하부리그에만 승강제가 있다는 것이 독특하다. 아마추어인 2부 이하 리그는 총 8개 지역으로 갈라져 자체 승강제를 활발하게 벌인다. 8부까지 있는 지역도 있다.

싱가포르는 리그 규모가 승강제를 시행하기에 부족하다. 매 시즌 팀 수가 조금씩 바뀌며 10~13팀 규모로 운영되어 왔다. 올해는 12팀이 리그를 형성했지만, 내년엔 오히려 10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승강제 도입은 아직 요원하다.

카타르, 2부인가 2군인가?

축구 발전을 위해 큰 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카타르는 2부와 2군이 혼재된 독특한 리그를 운영 중이다. 1부는 14팀이 참가한다. 2부는 총 18팀으로 구성되는데, 그들 중 1부팀의 2군이 14팀이나 된다. 2부에만 참가하는 팀은 단 4팀에 불과하다.

카타르의 리그 제도는 2012/2013시즌까지 평범했다. 1부 12팀, 2부 6팀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1부의 팀을 늘리느라 2부의 팀이 부족해지자 2부와 2군을 통합해 버렸다. 자연스레 2부의 선두권은 비(非) 2군팀들의 차지다. 원래 1부 명문팀인 알라얀은 초반 6경기에서 5승1패(27득점 5실점)의 무난한 독주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파행과 혼란, 태국의 경우

아시아엔 프로 리그가 자리 잡지 못한 나라가 많다. 승강제의 변천사도 혼란상과 함께 요동친다. 지금 태국이 대표적이다. 1부팀 시사켓이 2013년 재정 문제로 불참했다. 그런데 불참에 따른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고 2014년 1부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리그 시스템이 꼬였다.

시사켓을 제외하고 2013년 최하위였던 파타야가 강등되고, 2부에선 원래 승격 예정이었던 2팀보다 하나 많은 3팀을 승격시켰다. 1부팀을 짝수로 맞춰야 하는데 승격팀을 줄이기 힘들자 오히려 늘리는 쪽을 택한 결과였다. 1부팀이 갑자기 18개에서 20개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2014년엔 3팀을 승격시키고 5팀을 강등시켜 팀 숫자를 다시 맞췄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
유로파, 독일팀 부진으로 32강행 ‘확정 실패’
토트넘전 관중 '3명 난입' 이유는 홍보?
'8경기 무패' 에버턴, 정상궤도 복귀
‘3개월 아웃’ 윌셔, 드뷔시-외질 이어 장기 부상
이랜드, 여대생 목소리 듣는다…포럼 개최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