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이하 EPL) 역대 최고 이적료를 지불하고 앙헬 디마리아(26)를 영입했다. 영국 내에선 '패닉 바이(panic buy)' 논란이 한창이다.

맨유는 27일(한국시간) 디마리아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 복수 언론은 디마리아의 이적료로 5970만 파운드(약 1005억 원)를 추정하고 있다. EPL 역대 최고 이적료다. 2011년 1월 페르난도 토레스가 리버풀서 첼시로 이적할 때 발생한 이적료 5000만 파운드(약 842억 원)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디마리아는 이제 EPL서 가장 비싼 선수가 됐다.

영국 내에서는 디마리아의 이적료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맨유에 반드시 필요한 영입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급한 마음에 너무 과하게 지출했다는 '패닉 바이'라는 지적도 있다. 잉글랜드 선수였던 테리 베너블스는 '익스프레스'에 "디마리아는 그 정도의 가치가 있다. 맨유에 당장 필요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가레스 베일의 몸값도 어느 정도 부풀려져 있다. 패닉 바이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이적이 확정되기 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그 정도의 가치는 아니다. 맨유는 그 가격을 지불해서는 안 된다. 맨체스터시티와 파리생제르맹도 가격 때문에 디마리아를 포기했다. 흥정을 통해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라고 봤다.

디마리아의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디마리아는 지난 시즌 레알마드리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결승전서 맨오브더매치에 선정될 정도로 공헌도가 높았다. 원래 포지션은 윙어이지만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의 지시에 따라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해 맹활약했다. 2010/2011시즌을 포함해 4시즌간 레알서 활약하며 정상급 선수로 인정 받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서도 아르헨티나의 결승 진출에 기여하며 기복 없는 선수라는 이미지도 얻었다. 빠른 발과 최고 수준의 드리블, 여기에 창조성까지 겸비하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골을 넣는 능력도 있다. 맨유에 보탬이 될 게 분명하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EPL 역대 최고의 이적료를 기록할 정도인지는 단언하기 쉽지 않다. 아틀레티코마드리드서 첼시로 이적한 디에고 코스타의 이적료는 3200만 파운드(약 539억 원)였다. 아스널이 알렉시스 산체스 영입을 위해 바르셀로나에 지불한 금액은 3500만 파운드(약 589억 원)였다. 디마리아의 이적료가 얼마나 높은 금액인지 비교할 수 있다.

현재 맨유의 상황도 '패닉 바이' 논란에 힘을 싣는다. 맨유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루크 쇼와 안데르 에레라, 그리고 마르코스 로호를 영입했다. 실력 있는 선수들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름값만 놓고 보면 정상급 선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쇼는 사우샘프턴, 에레라는 아틀레틱빌바오, 로호는 스포르팅리스본 출신이다. 이 선수들에게 맨유 입성은 일종의 '신분 상승'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빅클럽 출신 선수는 데려오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 못하는 게 영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맨유가 디마리아에게 거액의 이적료를 쏟은 배경으로 볼 수 있다. 레알은 세계 최고의 팀이다. 호날두와 베일, 하메스 로드리게스 등 최고의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디마리아에게 맨유 이적은 달갑지 않은 일일 수 있다. 그만큼 새 팀을 찾기 위한 명목이 필요했을 것이다. EPL 역대 최고 이적료 지불이 그 중 하나일 수 있다.

결국 '패닉 바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디마리아의 활약이 필요하다. 맨유는 디마리아 영입을 확정한 날 리그컵서 3부리그 MK돈스에게 0-4로 졌다. 2군 선수들이 나서기는 했지만 맨유에겐 치욕스런 결과다. 시즌 개막 후 아직 승리가 없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EPL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디마리아가 최대한 빨리 맨유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할 필요가 있다.

사진= 맨유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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