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미야자키(일본)] 권태정 기자= 이정협(25, 울산현대)과 김신욱(28, 전북현대)은 K리그의 많지 않은 국내 원톱 자원 중의 두 명이다. 그리고 서로 다른 유형의 스트라이커이기도 하다. 윤정환 울산 감독이 이정협을 선택한 이유가 여기 있다.

부산아이파크 소속의 이정협은 지난달 초 울산으로의 1년 임대 이적이 결정됐다. 이달 초에는 울산에서만 7시즌을 뛴 김신욱의 전북 이적이 공식화됐다. 순서가 뒤바뀌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윤 감독은 김신욱의 빈 자리를 이정협으로 메우는 것을 택한 셈이다.

윤 감독이 이정협을 선택한 이유는 윤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을 보면 알 수 있다. 윤 감독은 ‘활동량’을 중시한다. 수비 시에 11명 전원이 수비에 가담하고,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공격에 나선다. J리그 사간도스 시절부터 지난해 울산까지 한결 같은 축구 철학을 고집하고 있다.

7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감바오사카와의 연습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윤 감독은 공격수들에게 “더 뛰라”는 주문을 계속했다. 전반전에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이정협은 골을 넣진 못했지만 2선과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 냈다. 윤 감독은 후반전에 이정협과 교체돼 출전한 신인 김민규에게 똑같이 활발한 움직임을 주문했다.

이정협은 “감독님이 활동량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한다. 중간에만 있지 말고 좌우 사이드를 가리지 말고 많이 움직이는 플레이를 하라고 강조한다. 예전(상주상무, 부산)에는 가운데 있으면서 버텨 주는 역할을 했었는데 울산에서는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 좀 달라서 잘 적응해 맞춰야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협의 자타공인 장점 역시 ‘활동량’이다. 이정협은 “활동량이 많고, 수비할 때에도 적극적으로 싸워주는 것을 감독님이 좋게 봐준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울리 슈틸리케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황태자로 떠오를 때에도 이정협이 주목 받은 것은 부지런한 움직임 때문이었다. 이정협은 2선과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간을 창출한다.

김신욱은 다르다. 활동 반경은 이정협만큼 넓지 않은 대신 장신을 활용한 제공권 능력이 뛰어나다. 위치 선정 능력과 몸싸움 면에서도 탁월해 상대 수비수들을 괴롭히는 역할을 한다. 많이 뛰며 공간을 창출하기 보다는 골대 앞에서 공을 잡았을 때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스트라이커다.

지난해 윤 감독은 시즌 초중반까지 김신욱을 주로 교체로 출전시켰다. 김신욱이 18골을 넣으며 울산을 위기에서 구해낸 것은 사실이나, 윤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에 완벽히 부합한 것은 아니었다. 울산은 공격 루트가 김신욱에게 편중되면서 경기가 단조롭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윤 감독은 이정협 영입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보다 잘 구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남은 것은 조직력을 키우는 것이다. 울산은 감바오사카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에 그쳤으나, 4-1 대승을 거뒀던 4일 연변푸더와의 경기보다 호흡면에서는 오히려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이정협은 “나도 그렇지만,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빨리 팀 색깔에 녹아들 필요가 있다. 모든 선수들이 서로 잘 맞춰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지훈련이 끝날 때까지 남은 연습경기에서 3골 정도는 넣고 돌아가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울산은 일본에서 세 차례 연습경기를 더 치른 뒤 17일 귀국한다.

사진=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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