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권태정 기자= 2015년 리그 평균관중 21,574명. 메이저리그사커(MLS)는 축구 불모지라 불리던 미국의 스포츠 산업 판도를 바꿔가고 있다.

미국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인 MLS는 1993년 12월 창설돼, 준비 기간을 거쳐 1996년에 첫 시즌을 시작했고, 지난 2015년에 20주년을 맞이했다. MLS는 비교적 축구의 인기가 낮았던 미국 프로스포츠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평균관중 21,574명은 미식축구리그(NFL), 북미프로야구(MLB)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MLS는 흥행과 상업적인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쫓고 있다. 세계적인 스타들을 자신들의 시스템에 무리 없이 정착시키는 데 성공했고, 유럽 축구에는 없는 플레이오프와 드래프트를 통해 미국인들의 관심을 잡았다. 또한 MLS 사무국은 MLS가 하나의 산업이 될 수 있도록 공을 들였고, 그 성과를 보고 있다.

22일 MLS의 소비자상품 수석 부사장 매리베스 타워스를 만났다. 타워스 부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임피리얼팰리스호텔 에서 열린 ‘The Next Sport Agenda II’에서의 강연을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타워스 부사장은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 폭스 키즈(Fox Kids)등에서 라이센싱, 머천다이징 관련업무까지 수행한 이 분야의 전문가다. 타워스 부사장으로부터 MLS의 성장 배경과 앞으로의 목표를 들어봤다.

아래는 타워스 부사장과의 인터뷰 전문.

-최근 MLS의 산업적 성장이 눈에 띈다
그렇다. 모든 분야에서 큰 성장을 이루고 있다. MLS는 미국의 다른 스포츠 리그와 비교해 매우 젊은 리그다. 이제 막 20년이 됐다. 최근 3~4년 동안 이룬 성장이 컸다. 입장 수익과 각 클럽의 가치 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계권 시장 역시 지난해 새로운 계약을 맺으면서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평균 관중이 2만 명이 넘었다. 그 요인이 무엇인가?
2015년 리그 평균관중은 21,574명이었다. 전년 대비 13% 증가한 수치이자 새로운 기록이다. 현재 MLS는 티핑포인트에 있다고 본다. MLS의 핵심 관중은 18~34세의 젊은 층이다. 직접 축구를 하면서 자란 세대이고, 그들의 자녀들 역시 축구를 하고 있다. 직접 축구를 즐기던 이들이 자연스럽게 팬 층으로 흡수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여성 관중들이 그렇다. MLS의 여성 관중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 직접 축구를 했던 이들이다. 다른 스포츠 리그와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또한 조사 결과, 열광적인 경기장 분위기가 팬들로 하여금 다시 경기장을 찾게 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MLS는 서포터즈 그룹이 존재한다. 경기마다 매우 열광적인 응원 분위기를 주도하는데, 이 분위기 즐기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많다.

-중계와 시청률 면에서의 성과는 어땠나?
시청률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부터 새로운 중계권 계약을 통해 특정 시간대에 고정적인 중계를 하게 됐다. MLS는 유니비전, 폭스, ESPN 등 세 방송사와 함께 하고 있다. 금요일 저녁에는 유니비전, 일요일 오후에는 폭스와 ESPN에서 중계를 했다. 중계의 연속성을 갖게 된 것이 작년부터 시청률 상승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 각 방송사들은 다른 스포츠 역시 중계하기 때문에, MLS만의 특정 시간대를 유지해 팬들에게 연속성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팬들은 이제 금요일 저녁과 일요일 오후를 축구와 함께 하는 시간으로 생각한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모든 중계 스케줄을 정하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고정 팬들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각 방송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레이오프 시스템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그것이 미국식이기 때문이다(웃음). 미국 스포츠 팬들은 플레이오프 시스템을 사랑한다. 다른 스포츠에서도 익숙하게 접해온 시스템이다. 플레이오프 시스템이 사라질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질문: 플레이오프 시스템이 축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런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미국에 있는 전통적인 축구 팬들이라면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플레이오프 시스템을 좋아하고, 익숙해져 있다.

-MLS는 드래프트가 하나의 큰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MLS의 슈퍼 드래프트는 리그만큼이나 인기 있는 이벤트다. 팬들은 어린 선수들의 꿈 이 이뤄지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흥분과 감동을 느낀다. 나 역시 이를 보다 보면 눈에 눈물이 맺힐 정도다. MLS팀들은 각각의 유소년 아카데미를 윤영하고 있고, 이 유소년 시스템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드래프트 시스템은 실력 있는 대학 선수들을 선발하고, 이들로 하여금 꿈을 이룰 수 있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산업적으로도 의미 있는 시스템이다.

-MLS는 연맹이 중심이 돼 운영되는 구조다. 머천다이징 역시 마찬가지인가?
그렇다. MLS가 모든 과정을 관리한다. 엄브렐라 브랜드(Umbrella Brand)의 구조다. MLS가 하나의 큰 브랜드라면 20개 클럽이 각각의 독립적인 하위 브랜드다. 팬들은 MLS의 팬이 아니라 각 클럽의 팬이 된다. 각 클럽은 머천다이징 개발과 유통의 모든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각각의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마케팅 전략과 목표 등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MLS는 이를 공유하고 함께 더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가는 것이다. (질문: 업무량이 상당할 것 같다.) 맞다(웃음). 복잡한 단계의 업무이고 도전이지만, 재미있다.

-최근 스티븐 제라드, 디디에 드로그바 등 많은 스타 선수들이 MLS에 왔다. 머천다이징 분야에서의 효과는 어떤가?
엄청나다. 카카, 제라드, 드로그바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은 금새 동이 난다. 몬트리올 팬들은 드로그바에게 거의 미쳐있다. 유니폼 물량이 부족한 것이 유일하고 기분 좋은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재미있는 부분은 최근 조사에 따르면 팬들이 이 같은 슈퍼스타의 영입을 반기긴 하지만 점점 지역에서 자란 어린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진다는 점이다. 자신의 고향에서 유망주 선수가 자라 슈퍼스타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에서 많은 팬들이 클럽과 더 밀접한 관계 형성을 하고 있다.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MLS의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미식축구다. 그 다음은 야구, 농구, 하키 순이라 보면 된다. MLS는 여전히 신참(new kids on the block)이다. 머천다이징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미식축구나 야구, 농구 등은 머천다이징과 유통 면에서 큰 존재감을 갖고 있다. 우리는 그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질문: 얼마나 오래 걸리겠나?) 좋은 질문이다(웃음). 머천다이징 분야에서 MLS는 지난해 전년 대비 41%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대로라면 5~6년 뒤에는 따라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팬들은 일상생활에서 그들이 좋아하는 클럽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는 것을 즐긴다. 클럽 티셔츠를 입고 외식을 가거나 사무실 책상에 클럽 머그를 두는 것 등이다. NFL 등이 이미 그런 부분에서 앞서가고 있다. MLS 역시 지향하는 바다. 클럽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는 팬들은 MLS의 브랜드 앰버서더(ambassador)다. 그들을 돕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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