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산] 권태정 기자= 무슨 일에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사실 자신감은 그 실체를 가늠하기 어렵다. 수원FC의 승격 과정은 자신감의 실체를 보는 듯 했다.

수원FC는 5일 오후 4시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펼쳐진 부산과의 2015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1, 2차전 합계 3-0으로 K리그 클래식 승격이 결정됐다. 3년 연속 챌린지 팀이 클래식 팀을 꺾는 역사를 이었다.

조덕제 수원FC 감독은 승리 비결을 자신감이라고 했다. 주변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K리그 챌린지 3위팀으로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강프레이오프에서 부산아이파크를 잡기까지 수원FC의 가장 큰 무기는 자신감이었다.

챌린지 팀이 클래식 팀을 상대할 때 많이 나오는 말이 리그 전반의 수준 차이다. 2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고 해서 1부리그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수원FC 역시 ‘막공(막강한 공격)’을 내세워 챌린지에서 인상적인 공격 축구를 펼쳐왔지만, 클래식 팀인 부산을 상대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조덕제 감독은 자신감이 있었다. 조 감독은 지난 1일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부터 “우리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이나 팀으로서나 부산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포지션마다 부산 선수 한 명, 수원FC 선수 한 명을 비교해가며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조 감독은 같은 이야기를 기자들이 아닌 선수들에게도 직접 했다. 조 감독은 “각 포지션마다 (부산 선수를) 매치 시켜주면서 우리가 나은 부분을 이야기 해줬다. 김재웅, 시시, 김종우 등 우리 미드필드진은 클래식 팀을 상대로도 충분히 공격 전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선수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1차전 승리 이후 2차전 원정을 준비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원FC는 1차전에서 단 한 번의 코너킥도 허용하지 않았다. 조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 사실을 주지시켰다. 조 감독은 “코너킥을 내주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가 우리 진영으로 많이 넘어오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기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수원FC는 1차전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부산이 1차전에 비해 공격적으로 나오자 수원은 풀백의 오버래핑을 줄여 수비를 안정화 하는 대신 미드필드진과 공격진의 활동량을 이용해 중원을 장악했다. 후반 막판에는 공격진의 빠른 발을 활용한 역습으로 연속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수원FC는 많이 뛰었다. 경남FC와의 리그 마지막 경기부터 3일 간격으로 4경기째 치르고 있는 팀으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체력면에서도 부산에 앞섰다. 조덕제 감독 역시 “어디서 그런 체력이 나온 건지 모를 정도”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승격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이 준 힘이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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