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권태정 기자= “각오하고 있었다. 이제 디데이다.”

최영준 부산아이파크 감독의 목소리에서 긴장감이 느껴졌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를 11위로 마친 부산은 2일과 5일 수원FC와 승강플레이오프를 갖는다. 극적으로 K리그 클래식에 잔류하느냐, 아니면 기업구단 최초로 강등을 겪게 되느냐가 결정되는 경기다.

지난 10월부터 부산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 감독은 부임 이후 아직 승리가 없다. 스플릿 라운드 5경기에서 2무 3패를 했다. 최 감독 부임 전부터 부산의 승강플레이오프행은 유력한 상황이었고, 최 감독은 지난 5경기를 승강플레이오프를 위한 과정으로 봤다. 최 감독은 “승강플레이오프를 디데이라 생각하고 계속 준비해 왔다.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승강플레이오프를 앞둔 부산의 악재는 이정협의 부상이다. 이정협은 22일 전남드래곤즈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고, 현재 재활 훈련 중이다. 최 감독은 “일상 생활에는 문제가 없지만 경기장에서 100%를 보여주긴 어려운 상태다. 1차전에 나서는 것은 조금 무리일 수 있다. 2차전을 대비해 보다 신중히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이 데니스 이와무라 코치의 감독대행 시절을 포함해 15경기 무승(6무 9패)을 하고 있는 반면 수원FC의 기세는 좋다. 서울이랜드FC와의 준플레이오프, 대구FC와의 플레이오프 모두 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승강플레이오프에까지 올랐다. 조덕제 감독의 공격 축구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최 감독은 “수원FC가 리그 후반부터 계속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미드필드에 기동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 미드필드에서 패스를 잘 차단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 자파, 권용현과 같은 공격수들을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수원FC의 최근 경기력을 칭찬하면서도 “할만 하다”고 했다. 최 감독은 “수원FC가 펼치는 압박의 강도를 다른 챌린지 팀들이 저항하지 못했다. 하지만 클래식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앞으로 많이 밀고 나오면 그만큼 뒷공간이 나온다. 압박을 잘 벗겨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악재도 있지만 최 감독은 자신감이 있다. 구단 관계자 역시 최근 들어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되찾았다고 전했다. 최 감독 부임 이후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점차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선수들 사이에서도 승리에 대한 자신감과 의지가 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울산현대와의 경기(28일)에서 패하긴 했지만 경기력은 좋아졌다. 웨슬리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있으면서도 남은 선수들이 잘 수습하고 대처했다. 선수들이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 선수들 스스로도 그것을 느끼고 있다. 시즌 초중반에 힘없이 패하던 때와는 다르다. 성적은 저조하지만 자신감은 생겼다”고 밝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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