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이천] 권태정 기자= 호주와의 친선경기는 새 출발에 나선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첫 시험대였다. 새로운 중원 조합이 시험대에 올랐고 또 다른 과제를 남겼다.

여자대표팀은 29일 오후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친선전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전반전 동안 호주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몇 차례 실점위기를 맞았다. 후반 들어 한국 역시 골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고 후반 22분 호주의 젊은 공격수 키야 시몬에게 일격을 당했다.

이번 호주와의 천선전에는 기존 주축 선수들이 다수 빠졌다. 주장이자 중원의 지휘자인 조소현, 핵심 중앙수비수인 심서연, 김도연, 황보람 등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의 이유로 합류하지 못했다.

윤덕여 감독은 27일 실시한 비공개 연습경기 1쿼터 멤버를 대부분 그대로 활용해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최전방에 이현영이 자리했고, 2선에는 이금민, 지소연, 강유미가, 중앙 미드필더로는 권한르과 이민아가 호흡을 맞췄다. 포백에는 이은미, 임선주, 홍혜지, 김혜리가 섰다. 골키퍼 자리에만 윤영글이 아닌 김정미를 내세웠다.

전반전 동안 한국은 호주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호주가 전방 압박을 해오자 한국은 라인이 전체적으로 뒤로 밀렸고, 빌드업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중앙에서 볼을 배급하며 압박을 풀어낼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명실공히 여자대표팀의 에이스인 지소연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이민아의 호흡이 기대를 모았지만 효과를 내지 못했다.

지소연과 이민아는 원래 포지션이 겹친다. 이민아는 지난 동아시안컵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소속팀인 인천현대제철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칸 내려선 익숙지 않은 포지션을 소화했다.

이민아는 많은 활동량과 더불어 때때로 뛰어난 기술을 활용해 슈팅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경기를 이끌어나가는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은 지소연 역시 호주의 압박에 고전했다. 지소연과 이민아는 자리를 바꿔가며 기술로 상대의 압박을 뚫어내고자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지소연과 이민아의 역할 분담이 잘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민아는 후반 초반 이영주와 교체됐고, 이영주는 넓은 시야로 좌우로 볼을 배급하는 면에서 이민아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민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민아는 “오랜만에 보는 자리라 어색했다. 이 포지션에 대해 더 생각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윤덕여 감독 역시 새로운 중원 조합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윤 감독은 지소연과 이민아의 호흡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이민아가 평소 보지 않던 자리다 보니 미비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약팀을 상대로 보다 공격적인 경기를 할 때는 둘의 조합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호주와 같은 강팀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조소현의 공백이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조소현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포백 라인을 수호하는 동시에 패스를 통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왔다. 이날 이민아와 중앙에서 호흡을 맞춘 권하늘은 조소현과 함께 있을 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미드필더이지만 이날은 후방에서 기존에 조소현이 해온 역할을 맡았다. 권하늘은 “(조)소현이 역할이 많이 힘들다는 걸 알았다. 책임감도 더 있어야 하고 동료들을 뒤에서 이끌어야 했는데 그런 면에서 내가 미흡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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