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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트랙] '대기만성' 하성민, '형' 하대성 뒷모습 따르다
풋볼리스트 | 승인 2015.04.19 23:56


[풋볼리스트=인천] 정다워 기자= "저는 늘 형의 비교대상이었어요. 형은 어려서부터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혔어요. 국가대표까지 했잖아요. 그런데 저는 한 팀에 자리 잡고 뛴 적이 거의 없었어요. 이제서야 주전으로 뛰는 거예요."

하성민(28, 울산현대)은 오랫동안 형 하대성(30, 베이징궈안)의 그늘에 있던 선수다. 형은 어려서부터 승승장구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울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대 초반이었던 2006년부터 대구FC에서 활약하며 주목 받았다. 빅클럽인 전북현대를 거쳐 FC서울에서는 4시즌 동안 뛰며 K리그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명성을 떨쳤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2014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하기도 했다.

동생의 삶은 어두웠다. 형처럼 일찌감치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2006년 인천유나이티드에서 자리 잡지 못해 2008년 전북으로 이적했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려 2010년 부산아이파크로 임대를 떠나기도 했다. 상주상무에서는 2시즌 동안 39경기에 출전했지만, 2013년 전북으로 복귀한 후 또 벤치 신세를 졌다. 결국 카타르리그의 무아이다르SC로 이적했다.

상황이 달라진 건 작년 여름부터다. 조민국 전 울산 감독의 부름을 받고 울산으로 이적한 그는 후반기에만 17경기에 출전했다. 윤정환 감독이 부임한 후에도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초반 7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단 한 번도 교체 아웃되지 않았을 정도로 윤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같은 포지션의 구본상, 마스다가 주전 경쟁을 하는 동안 하성민은 자신의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하대성이 서울에서 주장으로 활약하며 '하주장'이라 불렸던 것처럼 하성민은 울산 부주장을 맡고 있다. 주장 김치곤이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해 하성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우리나이로 29세가 돼서야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것이다. 말 그대로 '대기만성'이다.

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7라운드를 앞두고 만난 하성민은 "이런 기회가 저한테 올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주전으로 자리 잡고 뛰는 게 평생 처음이예요. 지금도 울산에 좋은 선수들이 많잖아요. 마스다, 구본상 누가 선발로 나가도 이상하지 않아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모두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해요. 경쟁 의식을 갖고 있는 게 좋은 거죠"라고 말했다.

하성민의 최근의 활약상은 하대성도 익히 잘 알고 있다. 하성민은 "형이랑은 자주 연락해요. 요새 형이 칭찬을 자주 해줘요. 울산 팀에 대해서도 해주는데 저한테도 좋은 말을 많이 해줘요. 얼마 전에는 자기보다 낫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경기 운영 능력도 좋아졌고, 수비 균형을 잡아주는 것도 잘하고 있대요. 계속 선발로 나오니까 페이스 조절 잘하라고 조언도 해줬어요."라고 밝혔다.

앞서 설명한 대로 하성민은 자신의 이름 석자보다 '하대성 동생'이라는 수식어로 기억되던 선수다. 하성민은 "저는 늘 형의 비교대상이었어요. 물론 제가 더 못한다는 거였죠. 형은 어려서부터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혔어요. 특히 기술이 뛰어나다고 높이 평가 받았죠. 국가대표까지 했잖아요. 그런데 저는 한 팀에 자리 잡고 뛴 적이 거의 없었어요. 계속 후보로만 있다가 이제서야 주전으로 뛰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컴플렉스가 될 수 있는 요소다. 그런데 하성민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다들 비교하니까 저한테 상처로 남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사실 그렇지 않아요. 형은 제가 여기까지 오게 만든 계기예요. 형은 제가 끝까지 하게 만들었어요. 속으로는 늘 독을 품었어요. 남들도 다 노력은 하겠지만, 저는 형 때문에 더 많이 노력했어요."

하성민은 최근 K리그 클래식 수준급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 윤 감독이 계속해서 주전으로 기용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성민도 달라졌다. 본인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확신도 생겼다. "조금은 형의 뒤를 따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형의 반 정도는 따라가지 않았을까요?(웃음) 그래도 한참 남았어요. 그동안 비교를 많이 당했는데 그런 선입견을 좀 깨고 싶어요. 아직 부족한데 더 노력해서 좋아져야죠. 윤정환 감독님을 만나서 저도 팀도 나아지고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질 거예요."

사진= 울산현대/FC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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