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조에는 ‘무적함대’ 스페인이 있다. 지난 4년 사이 유럽선수권과 월드컵을 잇달아 제패하며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팀으로 부상했다. 디펜딩 챔피언과 첫 승부를 펼치는 팀은 권토중래를 노리는 ‘아주리’ 이탈리아다. 두팀은 유로2008 8강전의 리턴매치를 펼친다. 두 막강한 강호 사이에서 크로아티아와 아일랜드는 놓쳐선 안 되는 승점 3점 사냥에 나선다.


※ 매치업: 스페인(FIFA랭킹 1위)vs이탈리아(FIFA랭킹 12위)
스페인은 전력 면에서 독일과 더불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우승 후보 1순위다. 그러나 대회를 앞두고 잡음이 들려온다. 늘 그렇듯 대표팀 내에서의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간의 신경전. 진앙지는 사비였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는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예전에도 지금도 우리(바르셀로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을 했다. 대표팀 전력을 양분하고 있는 두 팀 선수들이 라이벌 의식을 접고 하나가 되지 않는 한 스페인의 성공은 없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게다가 앞선 두 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 때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비야와 푸욜이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경기 외적인 요소 말고는 스페인의 약점을 찾기 힘들다. 비야가 빠졌다지만 요렌테, 토레스, 그라네로 등이 있다. 수비도 피케, 알비올, 라모스 등이 버티고 있다. 스페인의 보석이라 할 수 있는 미드필드는 누굴 써야 할 지 고민일 정도로 빛나는 선수가 많다. 파브레가스가 허벅지 부상으로 출전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그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결승전에서나 봐야 할 상대를 만난 이탈리아는 부활을 노린다. 유로 2000에서 프랑스와 역대급 명승부를 펼치고도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뒤 이탈리아는 유럽선수권에서 참담한 실패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유로2008에서는 독일월드컵 우승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최악의 경기력을 펼쳤다. 가까스로 8강에는 올랐지만 스페인에게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남아공월드컵 후 프란델리 감독 체제로 바뀐 이탈리아는 세대 교체를 단행했고 몬톨리보, 마르키시오, 로시, 발로텔리 등이 주력 멤버로 올라왔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최고의 무기는 영원한 유산인 수비력. 키엘리니, 바르잘리, 보누치, 라노키아 등이 있고 만일의 상황에서는 미드필더인 데 로시를 내리는 플랜B도 준비됐다. 그에 반해 공격진은 아쉬움이 남는다. 공격의 핵인 카사노가 심장 수술 후 복귀했지만 경기력이 완전치 않다. 로시도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디 나탈레와 발로텔리에게 기대를 걸어야 한다. 이탈리아는 스페인을 상대로 월드컵이나 유럽선수권 같은 메이저 대회 본선에서 3승 3무로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지난해 치른 맞대결에서는 몬톨리보와 아퀼라니의 골로 2-1로 승리한 경험도 있다.

※ 관전포인트: 카시야스vs부폰, 세계 최고 GK의 맞대결
챔피언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보유해야 하는 것이 최고의 골키퍼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이 조건을 갖췄다. 카시야스와 부폰, 지난 10년 간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서 있는 두 골키퍼가 펼칠 선방 대결은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둘은 4년 전 유로2008 8강전에서도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내내 물러서지 않는 방어전으로 실점하지 않은 두 선수는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데 로시와 디 나탈레의 킥을 막은 카시야스의 승리였다. 부폰은 남아공월드컵 때 입은 허리부상으로 긴 재활의 시간을 가져야 했지만 지난 시즌 유벤투스의 무패 우승을 이끌며 재기를 알렸다. 카시야스 역시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 출사표
비센테 델 보스케(스페인 감독): “조별리그는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가 상대할 팀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다. 미드필드와 공격에 옵션이 많아 고민이지만 결국은 11명과 벤치의 선수가 단결될 때 승리할 수 있다."
체자레 프란델리(이탈리아 감독): "느낌이 좋다. 훈련이 잘 됐다. 이탈리아는 다이나믹하고 활동적이며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스페인을 페널티박스로 접근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우리는 볼 점유율이 높은 팀을 잡는 방법을 알고 있다."

※ 풋볼리스트의 예감
스페인 0-0 이탈리아 (요정) vs 스페인 1-0 이탈리아 (미뽀)

※ 매치업: 아일랜드(FIFA랭킹 18위)vs크로아티아(FIFA랭킹 8위)
복병이 될 것인가, 희생양이 될 것인가?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위인 두 강호 사이에 끼인 아일랜드와 크로아티아의 현실적 목표는 C조 2위다. 그를 위해선 확실하게 승점 3점을 챙기는 경기가 있어야 한다. 그들에겐 조별리그 첫 경기가 그렇다. 이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8강 진출의 희망을 키울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의외로 운명은 일찍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아일랜드는 유로88 이후 24년 만에 유럽선수권 무대를 밟았다. 유럽을 대표하는 강호는 아니지만 끈끈한 조직력과 투지는 연두색 유니폼과 함께 그들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예선에서 7골을 터트린 ‘로빈 훗’ 로비 킨이 선봉에 선다. 크로아티아는 지난 대회 터키와의 8강전에서 연장 후반 골을 기록하며 4강 진출을 눈앞에 뒀지만 경기 종료 직전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승부차기로 패한 아쉬움이 있다. 4년 전에도 팀을 이끈 젊은 감독 슬라벤 빌리치는 유로2012 종료 후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마지막 무대를 준비 중이다. 빌리치를 상대하는 건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트라파토니다. 올해 73세로 이번 대회 최고령 감독인 트라파토니는 빌리치와 무려 30살 차이다. 아일랜드는 2011년 3월 우루과이에게 패한 뒤 14경기째 무패를 달리는 중이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최근 네 차례의 평가전에서 1승만을 기록 중이다.

※ 풋볼리스트의 예감
크로아티아 2-1 아일랜드 (요정) vs 크로아티아 0-1 아일랜드 (미뽀)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