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환 기자= 오스마르(27, FC서울)가 지난 시즌 처음 K리그에 왔을 때 의견은 분분했다. 스페인 출신이라는 기대와 동시에 프리메라리가가 아닌 태국프리미어리그 부리람에서 온다는 것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이제는 서울 최초의 외국인선수 부주장을 역임하며 팀의 중심이 됐다. 25일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 1차전 광저우헝다와의 원정 경기에서 오스마르의 활약은 눈부셨다. 0-1로 패했으나 오스마르만큼은 제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냈다.

포백 수비진 바로 앞에 위치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청소부 역할을 했다. 실점 장면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있어서는 실수가 없었다. 포백 수비의 약점을 보완하며 광저우헝다의 공격을 수차례 끊었다. 후반에 중앙 미드필더 이상협이 투입된 이후에는 포백의 중앙수비수로 자리를 바꿔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오스마르는 지난 시즌에도 스리백의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번갈아가며 수행했다. 골이 필요한 급박한 상황에서는 가끔씩 최전방까지 올라갔다. ACL 진출권이 걸린 K리그 마지막 경기 결승골의 주인공도 오스마르였다.

오스마르가 처음부터 안정감이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 시즌 초반 페널티킥 실축과 몇 차례 실수가 겹치면서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장점인 안정감과 왼발 킥 능력을 앞세워 기량을 되찾았다.

오스마르는 화려한 선수가 아니다. 성격도 조용하고 차분하다. 좀처럼 흥분하거나 화를 내지 않는다. 서울의 동료들도 “성품이 좋은 선수다”라고 입을 모은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다른 외국인선수와 큰 차이가 난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를 필요로 하는 서울에 딱 맞는 외국인선수다. 과거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했던 아디(현 서울 코치)와 비슷하다.

오스마르는 올 시즌 서울 전술의 중심이다. 주장인 중앙 미드필더 고명진 옆에서 궂은일을 해주다가도 상황에 따라 최후방이나 최전방으로 이동할 수 있다. 오스마르는 근래 보기 드문 ‘차분한 멀티플레이어형’ 외국인 선수다.

사진=FC서울 제공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
모나코의 짠물 수비, 아스널 침몰시키다
대어 낚은 레버쿠젠, 무실점+퇴장에 웃다
파산 위기 파르마, 유니폼도 선수들이 직접 빤다
[ACL 포커스] 中, 1R 전승 초강세…日 무승 '굴욕'
[ACL] 염기훈 왼발이 수원 구했다…레오 역전골-우라와 제압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