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축구의 꿈을 잠시 접었던 선수가 서울이랜드FC의 공개 선발을 통해 다시 프로 무대로 돌아왔다. 아버지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최유상(25)의 목소리엔 물기가 어렸다.

서울이랜드FC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진행한 공개테스트 ‘디 오퍼 2015’를 통해 최유상과계약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최유상은 ‘디 오퍼’에 지원한 546명 중 테스트 종료 직후 계약을 제의받은 유일한 선수다.

최유상은 2011년 드래프트에서 대구FC의 지명을 받고 프로 입성에 성공했으나, 공격수에서 측면 수비수로 포지션을 변환하려는 시도가 실패한 뒤 용인시청(내셔널리그), 청주직지FC(챌린저스리그) 등 실업 무대를 전전했다. 청주로 가기 전에는 축구의 꿈을 잠시 접고 고향 김해의 공장에서 일하기도 했다.

올해 챌린저스리그에서 25경기 26골로 득점왕에 오른 최유상은 ‘디 오퍼’ 첫날 9대9 연습경기에서 킥오프 후 30분되 되지 않아 3골 1도움을 올리는 등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다. 마틴 레니 감독은 “많은 선수를 지켜봤지만 빠르고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계속 골 기회를 만들어낸 최유상이 가장 눈에 띄었다”고 평가했다.

최유상은 테스트 직후 오퍼를 받고 “시즌이 끝나고 한 달이 지나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워낙 지원자가 많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뜻밖의 오퍼가 당황스럽다”며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이랜드가 공개한 합격 직후 영상에서는 “(레니 감독을) 만나긴 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무슨 말했는지 기억이 안난다”고 할 정도로 실감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최유상이 가장 먼저 합격 소식을 전한 사람은 아버지였다. 그리 기대하지 않고 있을 거라는 최유상의 말대로 아버지는 “얘기해 봐”라며 무심하게 전화를 받았지만, 최유상이 합격 소식을 전하자 크게 흥분하며 “이야, 아빠 제일 기분 좋다”고 들뜬 목소리로 아들을 축하했다. 최유상은 부모님과 여자친구에게 합격 소식을 전하며 감격에 목소리가 잠겼다.

서울이랜드는 내년 4월까지 공익근무 중인 최유상의 등록을 위해 프로축구연맹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며, 최유상은 남은 휴가 기간 동안 팀 훈련에 참가해 프로 복귀를 위한 적응에 돌입한다. 최유상 외에 ‘디 오퍼’를 통해 눈도장을 찍은 2~3명은 오는 9일 열리는 K리그 드래프트를 통해 서울이랜드에 합류하게 된다.

사진= 서울이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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