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창원] 정다워 기자= 하나의 목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이 따라줘야 한다. 하나만 틀어져도 실패하기 쉽다. 광주FC가 승격하는 과정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광주는 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4'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서 1-1로 비겼다. 1,2차전 합계 4-2로 경남에 앞서 K리그 클래식 승격에 성공했다. 정규리그를 4위로 마감했지만 준플레이오프서 강원FC, 플레이오프서 안산경찰청을 잡은 데에 이어 1부리그 소속의 경남까지 무너뜨렸다. 성공의 요인은 한 가지가 아니다. 감독과 선수들, 프론트까지 '삼위일체'가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광주의 K리그 클래식 복귀를 이끈 지도자는 남기일 감독대행이다. '대행' 신분으로 광주에 기적적인 승격을 안겼다. 남 감독대행은 작년 8월 사임한 여범규 전 감독을 대신해 사령탑에 올랐다. 1년이 넘도록 팀 색깔 만들기에 주력했다. "광주만의 색깔을 만들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남 감독대행은 광주가 조직력을 바탕으로 하는 끈끈한 팀으로 변신하길 바랐다. 그래서 결과에 집착하기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누구를 만나도 우리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에 집중했다. 롱볼 축구를 하기보다는 미드필더를 거쳐 공격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광주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한 수 위로 평가했던 경남을 경기 결과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압도했다. 임선영과 김호남, 디에고, 파비오, 여름, 조용태 등이 활발하게 공격에서 움직이며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수비진을 괴롭혔다.

시즌 막판이라 체력이 떨어지는 시기지만 조직력과 정신력으로 버텼다. K리그 챌린지 복수의 감독들이 "가장 힘들 땐데 오히려 정규시즌 때보다 경기력이 더 좋다. 남 감독대행이 팀을 잘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놀랄 정도였다. 남 감독대행은 "광주는 조직력으로 승부하는 팀이다. 그리고 강인한 정신력으로 싸운다. 부상 당한 선수들이 주사를 맞고 뛸 정도로 투혼을 불살랐다"라고 말했다.

피치에서 싸운 선수들도 주인공이다. 특히 김호남과 임선영, 여름, 오도현, 이찬동 등 젊은 선수들이 큰 몫을 했다. 특히 김호남, 임선영 등 광주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선수들이 큰 몫을 했다. 김호남은 강원전에서 결승골을 경남과의 2차전서 동점골을 기록하며 결정적인 순간에 빛났다. 남 감독대행도 콕 찝어 "최고 수훈 선수"라고 칭찬했다.

선수들은 남 감독대행의 요구에 따라 스타일을 바꿔가며 팀에 힘을 보탰다. 김호남은 "감독님은 프로선수라면 자기만의 무기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 색깔에 맞게 플레이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며 "우리 모두 감독님 주문에 맞게 움직이려 노력한 게 승격의 원인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조용태와 이종민, 이완, 정준영 등 1부리그를 경험했던 선수들도 큰 보탬이 됐다. 광주는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위기의 순간에는 피치에서 선수들을 다독일 베테랑이 필요하다. 이들이 바로 그런 역할을 했다. 이종민은 "이제 나도 베테랑이다.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라고 말했다.

뒤에서 선수단을 든든하게 후원한 정원주 대표이사는 숨은 주역이다. 중흥건설 사장이기도 한 정 대표이사는 작년 5월부터 광주를 맡았다. 이후 선수단 사기 진작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8월 팀을 위해 1억 원을 내놨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는 5000만 원을 걸었다. 지친 선수들을 위해 소고기 파티를 열기도 했다.

물질적으로 지원한 게 전부는 아니다.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며 용기를 줬다. 남 감독대행은 "대표이사님의 헌신이 선수들 사기에 도움이 됐다. 돈이 워낙 많은 분이기는 하지만 돈이 전부는 아니다. 저렇게 지원하는 분이 있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은 안정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미래를 위한 투자도 약속했다. 광주의 한 관계자는 "대표이사님이 선수들 사기를 위해 K리그 클래식에 올라가면 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본인이 어떻게든 만들겠다며 승격하라며 용기를 줬다.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광주의 성공 뒤에는 정 대표이사가 있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
[광주 승격] '대행 신화' 남기일, 윤정환 길 따른다
[승강 PO] 경남 강등과 함께한 '김영광 미스터리'
[풋볼리스트S] 비공식 어워즈 | ① 강수일-최철순 없는 BEST11은 가라
[EPL 포커스] [히든트랙] 경남 강등, '좌충우돌 2년'의 결과물
도르트문트, 김진수 앞에서 ‘꼴지 탈출’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