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창원] 정다워 기자= '대행 신화'를 쓴 남기일(40) 광주FC 감독대행이 선배 윤정환(41) 울산현대 감독의 길을 따르고 있다.

남 감독대행이 이끄는 광주는 6일 오후 2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으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4'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서 1-1로 비겼다. 지난 3일 1차전서 3-1로 이긴 광주는 1,2차전 합계 4-2로 경남을 앞서며 K리그 클래식 승격에 성공했다.

'대행'이 쓴 신화다. 남 감독대행은 2013년 8월 사임한 여범규 전 감독을 대신해 광주 사령탑에 올랐다. 도전은 쉽지 않았다. 목표로 삼았던 승격과는 거리가 멀었다. 올 시즌에도 험난했다. 대전시티즌과 안산경찰청 등 강호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며 시즌 내내 중위권에 머물렀다. 마지막 라운드서 가까스로 4위를 지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부턴 광주 경기력이 살아났다. 강원FC를 1-0, 안산경찰청을 3-0으로 잡으며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나서게 됐다. 수준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도 경남FC를 제압했다. 특히 1차전에서는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3골이나 넣어 2차전을 유리하게 가져갔다.

남 감독대행은 '초짜' 지도자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천안시청에서 플레잉코치로 뛰었다. 정식코치가 된 건 2011년이다. 코치 부임 후 2년 만에 사령탑이 된 것이다. 중간에 자리를 비운 것까지 포함하면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감독대행에 오른 후 빠르게 팀을 안정화시켰다.

목표는 한결 같았다. "광주만의 색을 가진 팀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무시하지 않겠다는 철칙을 세우고, 광주를 지도했다. 그 결과 광주는 조직력이 뛰어난 팀으로 변모했다. 이번 4연전을 통해 증명된 결과다. 실력차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도 광주는 경남을 압도하며 승격에 성공했다. 말 그대로 '대행 신화'다.

남 감독대행은 자신이 존경하는 선배 윤 감독의 길을 따르게 됐다. 윤 감독은 2010년 사간도스 감독대행에 올랐다. 부임 후 2년 만에 팀을 1부리그로 승격시키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원래 두 사람은 인연이 깊다. 두 사람 모두 호남 출신으로 금호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97년부터 1999년까지 부천SK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남 감독대행은 "윤정환 선배는 정말 내가 존경하는 감독이다. 나도 선배가 걸었던 길을 가고 싶다. 비록 감독대행 신분이지만 팀을 승격시키고 이후에도 좋은 팀으로 성장시켰다. 나도 이번 기회를 통해 광주를 승격시키고 인정 받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현장에는 윤 감독이 자리해 경기를 지켜봤다. 남 감독대행은 자신의 '롤모델'인 윤 감독 앞에서 보란 듯이 광주를 승격시켰다. 남 감독대행에겐 완벽한 하루였다.

사진= 광주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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