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2014년 K리그 클래식의 맛이 희미해지기 전에 ‘풋볼리스트’가 후식을 준비했다. 본지 기자들의 의견을 모아 선정한 ‘풋볼리스트의 K리그 클래식 베스트 11’이다. 프로축구연맹의 공식 베스트11보다 더 많은 선수를 다뤘고, 기준이 조금 다르다. 각 선수 아래 붙은 설명을 보며 독자 여러분도 나름의 베스트11을 만들어 비교해보는 건 어떨까. 아울러 23세 이하 유망주들과 30대 노장들로도 베스트11을 선정해 소개한다. 명단의 행간을 보면, 젊은 센터백과 노장 센터백 모두 찾기 힘든 K리그의 최근 동향까지도 읽을 수 있다. 23세 이하 유망주 베스트11은 수비수 부족으로 균형이 맞지 않는 3-5-2 포메이션으로 구성됐다.



풋볼리스트의 '비공식' K리그 클래식 O-30 베스트

이동국(전북현대, 35세, 31경기 13골 6도움)
1998년 K리그 데뷔 이후 언제나 스타의 자리에 있었다. 본인 말대로 어디선가는 ‘욕을 가장 많이 먹던 선수’였을지 모르지만 K리그에서 그가 가진 존재감은 올해 더욱 꽃피었다. 팀의 우승을 이끔은 물론, 마지막까지 득점왕 경쟁을 벌였고 MVP도 차지했다. 매 골마다 K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현재 167골)을 갈아치우는 기록의 사나이기도 하다.

스테보(전남드래곤즈, 32세, 35경기 13골 4도움)
탄탄한 체격과 존재감으로 전남의 공격을 주도했다. 대표팀 차출과 부상으로 매번 최상의 전력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전남이지만 스테보의 꾸준한 활약으로 선방할 수 있었다. 상대 수비수의 집중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몸싸움과 수비 가담을 보여줬다.

염기훈(수원삼성, 31세, 35경기 4골 8도움)
올해 수원은 많은 이들로부터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받았지만 보란 듯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거기에는 주장 염기훈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어린 선수들을 이끌며 하나의 팀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날카로운 왼발은 중요한 때마다 빛을 발했다.

김재성(포항스틸러스, 31세, 29경기 7골 4도움)
포항은 이명주의 이적 이후 부침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 김재성이 없었다면 포항은 더욱 흔들렸을 것이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공헌하며 팀을 이끌었다. 2005년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골과 공격포인트를 올리기도 했다.

김남일(전북현대, 37세, 20경기 2골)
최강희 감독이 처음 김남일을 데려올 때만 해도 그의 나이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김남일은 여전한 기량으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련한 플레이로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전남 소속이던 2004년 이후 10년 만에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팀의 중심을 잡으며 노장의 가치를 증명했다.

드로겟(제주유나이티드, 32세, 36경기 10골 3도움)
드로겟은 제주 내에서 최다 득점자다. 최전방 공격수가 아님에도 꾸준히 골을 터트리며 팀에 기여했다. 2012년 전북에서 뛰다 2년 만에 다시 K리그로 돌아온 드로겟은 여전한 개인 기술과 빠른 스피드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팀에 대한 소속감과 헌신 역시 여느 국내 선수 못지 않았다.

현영민(전남드래곤즈, 35세, 32경기 1골 7도움)
베스트 일레븐 후보로 나선 왼쪽 수비수 가운데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울산 소속이던 2009년(1골 10도움) 이후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으니, 35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다. 올해 전남으로 이적했지만 빠른 속도로 팀에 녹아 들며 베테랑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광석(포항스틸러스, 31세, 33경기 2골)
K리그 데뷔 12년차인 김광석은 포항의 사나이다. 상무 시절(2005~2006)을 제외하면 언제나 포항에서 뛰며 탄탄한 수비로 포항의 뒷문을 지켰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철저한 자기관리로 4년 연속 팀 내 최다 출전을 기록했다. 올해 2골을 넣으며 골 넣는 수비수로서의 역할도 해냈다.

김치곤(울산현대, 31세, 34경기 2골)
이번 시즌 갈지자 행보를 보였던 울산에서 주장으로서 궂은 일을 도맡았다. 많은 변화가 있었던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선수단의 자체적인 미팅으로 끈끈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도 김치곤의 역할이었다. 수비는 물론 세트플레이 상황에서의 적극적인 공격가담도 위협적이었다.

차두리(FC서울, 34세, 28경기 2도움)
시즌 막판 서울 관중석에는 차두리의 은퇴를 말리는 걸개가 붙었다. 그만큼 실력이 여전한데다 팀에 주는 영향력도 크다. 오히려 나이를 잊은 활동량에 정확한 크로스 기능까지 장착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차범근의 아들로 태어나 축구로 인정받기 힘들었다”는 고백은 모든 이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김병지(전남드래곤즈, 44세, 38경기 53실점)
K리그 역대 최고령 출전 기록(44세 7개월 14일)과 개인 통산 최다 경기 출전 기록(679경기). 김병지의 기록 행진은 내년에도 유효하다. 올해 역시 리그 전 경기에 출전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별상 수상 소감에서 스스로 인용한 “노장은 살아있다”는 경구가 이토록 잘 어울릴 수 없다.

정리= 권태정 기자
그래픽= 조수정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
[EPL 포커스] 사우샘프턴, ‘빅4 자격’ 마지막 시험무대
[챌린지 포커스] 남기일의 승격 드라마, 끝까지 방심 없다
안방이 편한 QPR, 강등권 탈출 기회 잡았다
[승강 참고서] '존폐 위기' 경남, 벼랑 끝 승부
[정다워의 축구다워] '추캥' 행보에서 K리그의 길을 찾다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