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티아구 알칸타라는 바이에른뮌헨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이끌며 ‘완성형’ 미드필더가 된 자신을 전세계에 소개했다. 리버풀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알칸타라를 데려가는 팀은 중원의 여러 문제점을 한 번에 씻을 수 있다.

알칸타라는 바이에른을 떠날 것이 확정적이다. 칼하인츠 루메니게 CEO는 “떠날 것 같다. 며칠 안에 영입 제안이 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공언했다. 리버풀 측과 개인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노린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7년 동안 독일 무대에서 내공을 쌓은 결과 알칸타라는 한 차원 높은 선수로 진화했다. 브라질 대표 마지뉴의 아들로서 어린 시절 브라질과 스페인을 오가며 축구를 배웠다. 바르셀로나 출신이지만 차비 에르난데스처럼 안정적인 패스를 하기보다 브라질 플레이메이커다운 즉흥성과 의외성을 갖추고 있었다. 스텝오버 드리블을 비롯한 과감한 발재간으로 상대 압박에서 빠져나가고, 현란한 스루패스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론 비효율적인 플레이였다.

독일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등 여러 역할을 소화하며 알칸타라는 안정적인 플레이와 수비 가담 능력이 더욱 발전했다. 독일은 공격형 미드필더를 10번, 수비형 미드필더를 6번, 그 사이에서 뛰는 중앙 미드필더를 8번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알칸타라는 최근 6번으로 분류된다. 2019/2020 UCL 우승 과정에서 4-2-3-1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은 건 원래 공격적인 스타일인 알칸타라와 레온 고레츠카의 조합이었다. 두 선수 모두 공격 본능을 자제하고 안정성을 우선시한 플레이를 했다. 알칸타라에게 양날의 검이었던 의외성이 필요한 순간에만 발현되도록 잘 통제되고 있었다.

공수 양면에서 안정감이 향상됐다는 건 기록에 반영돼 있다. 알칸타라는 UCL 우승 과정에서 경기당 공 탈취 3.4회를 기록했는데, 알칸타라의 개인 최고 기록이다. 가로채기 2.3회, 파울 1.9회 역시 준수한 수비가담을 반영한다. 패스의 안정감은 성공률과 소유권 상실 횟수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경기당 평균 83.2개의 패스를 91%의 성공률로 뿌려대면서 소유권 상실이 0.7회에 불과했다.

이처럼 후방에서 팀의 안정감을 먼저 생각하고 뛰느라 경기의 주인공이 되는 일은 줄어들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시즌 3골, UCL에서는 2도움에 그쳤다. 그러나 알칸타라의 빠른 패스가 동료들의 속공으로 이어지고, 결국 바이에른은 바르셀로나를 8-2로 꺾는 등 압도적인 시즌을 보낸 끝에 3관왕에 올랐다.

기량이 원숙한 29세 ‘월드클래스’ 미드필더에게 붙은 가격표는 고작 2,700만 파운드(약 427억 원)에 불과하다. UCL 결승전까지 소화하면서 한때 고질적이었던 부상도 어느 정도 털어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리버풀은 이 금액을 내기 힘들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공수 양면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어느 팀에 가든 중원을 완성시켜줄 수 있다. 리버풀에 합류할 경우 고질적인 창의성 부족 문제를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리버풀은 최근 커뮤니티실드에서 승부차기 끝에 아스널에 패배했는데 파비뉴, 조르지뇨 베이날둠, 제임스 밀너로 구성된 중원에서 좋은 전진패스가 나가지 못했다. 알칸타라처럼 창의성과 팀 플레이 능력을 겸비한 선수의 가세는 리버풀의 약점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다. 맨유가 영입할 경우에도 공격형 미드필더부터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모든 포지션에서 주전 경쟁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수단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잉글랜드행이 유력한 가운데, 알칸타라를 잡는 팀이 다가오는 시즌 EPL 최강 중원 조합을 갖출 가능성이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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