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럽 진출 후 기대를 저버린 시간만 8년, 26세가 된 루카스 오캄포스가 마침내 빅 리그 주전급 윙어로 인정받았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울버햄턴원더러스가 아다마 트라오레의 이탈에 대비해 세비야 소속 오캄포스를 노리고 있다. 오캄포스의 몸값은 4,000만 파운드(약 623억 원)에서 5,000만 파운드(약 779억 원) 사이로 예상된다. 트라오레가 울버햄턴을 떠나 빅 클럽으로 갈 경우 7,000만 파운드(약 1,091억 원)까지 거론되고 있으므로 오캄포스 이적료도 덩달아 상승했다. 세비야는 1년 전 올랭피크마르세유에서 오캄포스를 영입하며 1,500만 유로(약 211억 원)를 지불했기 때문에 크게 남는 장사를 하는 셈이 된다.

오캄포스의 2019/2020시즌은 강렬했다. 스페인라리가에서 14골 3도움을 기록하며 4위 세비야의 최다득점자로 활약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선 결승전 도중 부상으로 빠지는 등 고전했으나, 그 와중에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울버햄턴은 8강에서 오캄포스에게 헤딩골을 얻어맞고 탈락하며 실력을 절감한 바 있다.

오캄포스가 유럽 진출 후 8번째 시즌만에 달성한 리그 두 자리 득점이다. 오캄포스는 아르헨티나 명문 리버플레이트의 유망주였다. 2012년 기대를 모으며 AS모나코로 이적했고 마르세유, 제노아(임대), AC밀란(임대)을 거쳤다. 기대에 부응하는 득점력을 발휘한 건 2017/2018시즌 리그 9골 등 16골을 넣었을 때뿐이지만 늘 잠재력이 남아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결국 큰 기대를 받지 못하고 세비야로 이적한 뒤 득점력이 만개했다. 덕분에 청소년 대표 이후 멀어져 있던 아르헨티나 A대표로도 선발됐고, 3경기 만에 2골을 기록했다.

187cm 장신 윙어라는 점이 특징이다. 보폭이 크고 스텝이 느린 편이라 성큼성큼 뛴다는 느낌을 주지만, 상대 수비가 붙었을 때는 적절한 몸싸움과 발재간으로 빠져나가는 능력을 갖췄다. 오른발과 머리로 득점하는 재주가 좋다. 전술 지시를 이행하는 능력, 수비 기여도가 두루 높은 편이다.

울버햄턴이 세비야의 요구 이적료를 지불한다 해도 오캄포스가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같은 빅 리그 구단인데다 세비야는 지난 시즌 4위 및 유로파리그 우승을 통해 다가오는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한다. 반면 울버햄턴은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7위에 그치며 유럽대항전 참가가 무산됐다. 현재로선 이적할 만한 동기가 충분하지 않다. 앞으로 더 많은 명문 구단이 접근한다면 오캄포스에겐 여름 내내 행복한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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