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조금 이르지만, 수확의 기쁨을 맛보는 한가위가 축구계에도 찾아왔다. A매치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그리고 K리그 일정이 계속되기 때문에 선수들에 완벽한 휴식은 없다. 물론 팬들은 추석연휴에도 이어지는 축구공의 향연에 기쁘다. 그래도 한가위는 한가위! ‘풋볼리스트’는 모두가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한가위를 즐길 수 있는 기사를 준비했다

추석 연휴에 잊지 말아야 하는 연례행사는 큰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일이다. 유럽에는 추석이 없지만, 소원이 이루어 지는 기회가 온다면 마다할 이는 없을 것이다. ‘풋볼리스트’가 축구 각계 인사들의 소원 리스트를 ‘한가위 보름달’에 대신 전한다.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디마리아를 돌려주세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떠오른 스타들이 줄줄이 레알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지만, 레알마드리드는 미드필더 앙헬 디마리아를 이적시켰다. 지난 시즌 라리가 도움왕(17개)을 기록한 디마리아의 이적에 가장 아쉬워한 인물은 공격수 호날두다. 호날두는 디마리아가 이적을 결정하기 직전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마리아 이적 후 치른 경기에서 레알마드리드는 레알소시에다드에 2-4 패배를 당했다. 디마리아는 맨유 데뷔전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나 아르헨티나와 독일의 A매치 친선경기에 출전해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레알의 신입생인 독일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는 침묵했다. 호날두는 여전히 디마리아의 복귀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 앙헬 디마리아, “월드컵 8강전으로 돌아가게 해주세요”

디마리아를 원하는 이들이 많지만, 디마리아에게도 소원이 있을 것이다. 디마리아는 0-1 패배로 우승을 눈 앞에서 놓친 아르헨티나의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전 경기에 뛰지 못했다. 벨기에와의 8강전 경기에서 부상을 입어 준결승전과 결승전에 모두 결장했고, 8강전까지 무적의 모습을 보이던 아르헨티나는 두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디마리아의 부상은 벨기에전 전반 28분 무리한 슈팅 동작 후 허벅지에 무리가 오면서 발생했다. 디마리아는 8강전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을 것이다. 이 경기에서 부상을 입지 않았다면 월드컵의 역사도, 디마리아의 거취도 달라졌을 지 모를 일이다. 디마리아는 몸 상태를 회복하고서 치른 독일과의 리턴매치에서 1득점 3도움의 원맨쇼를 펼치며 아르헨티나의 4-2 설욕 승리를 이끌었다.

▲ 박주영, “아스널 입단 전으로 돌아가게 해주세요”

올 여름 축구 이적 시장에서 가장 초라한 모습을 보인 인물은 공격수 박주영이다. 아스널에서 방출된 박주영은 터키, 프랑스, 독일, 한국, 서아시아 등 몇몇 클럽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무적 상태다. 모나코(프랑스)와 아스널(잉글랜드), 셀타비고(스페인)를 거치며 유럽 명문 리그에서 득점했고,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및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으로 한국 축구 사상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찬사를 받던 박주영은 아스널에서의 벤치 생활과 2014 브라질 월드컵 부진으로 프로 데뷔 이후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계속 소속팀을 찾지 못한다면 병역 특례 혜택도 사라질 위기다. 영국 신문 ‘가디언’마저 박주영의 상태를 안타까워 하고 있다. 본인이 가장 안타까울 것이다. 만약 박주영이 2011년 여름에 성사 직전에 갔던 프랑스 클럽 릴과 계약했다면 어땠을까? 많은 출전 기회 속에 기량 발전을 이뤄 자신은 물론 한국 축구의 월드컵 성적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국내에 머물고 있는 박주영은 3년 전을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 이동국, “이번에는 부상이 없기를”

만 35세의 공격수 이동국이 1년 여 만에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에 복귀했다. 100번째 A매치 경기 출전을 이뤘다.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는 듯 했던 이동국의 대표 경력은 9월에 열리는 베네수엘라-우루과이 친선전을 너머 2015 아시안컵 우승 도전까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동국이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부상이다.

이동국은 선수 경력의 고비 때 마다 부상에 울었다.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던 2006 독일 월드컵 직전 십자 인대 부상으로 참가가 좌절됐다. 그는 ‘TV 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홍명보 감독 부임 후에도 대표팀 합류 기회가 있었으나 당시 부상을 입어 테스트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큰 대회를 앞두고 찾아온 부상이라는 시련을 딛고 이동국은 최고의 자기 관리를 펼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동국의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부상 만 없기를! 이미 지나 간 일이 아닌 앞으로를 위한 소원이라는 점에서 이동국의 한가위 소원은 실현 가능성이 있다.

글=한준 기자
그래픽=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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