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천] 정다워 기자= 이동국(35, 전북현대)이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서른 중반의 스트라이커가 가세한 한국의 공격은 전보다 묵직해졌다. 1년 3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단 그에겐 완벽한 복귀전이었다.

이동국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2골을 넣었다. 1998년 5월 16일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한 후 100번째 출전 경기에서 자축포를 터뜨리며 한국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동국은 한국선수로는 홍명보(135경기), 이운재(132경기), 이영표(127경기), 유상철(122경기), 차범근(121경기), 김태영(105경기), 황선홍(103경기), 그리고 박지성(100경기)에 이어 9번째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역대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오래된 16년 4개월 동안 태극마크를 단 기록도 세웠다. 2개월만 더 지나면 이운재가 보유한 역대 최장 기간 국가대표 활동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전설'이 되는 셈이다.

이동국의 가세는 한국에 큰 힘이 됐다. 최전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에는 자신이 직접 슈팅을 하지 못해도 손흥민과 이청용, 이명주 등 다른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최전방에만 머물지 않고 2선과 좌우 측면으로도 활발하게 이동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하프타임에는 이동국의 센추리클럽 가입을 축하하는 이벤트가 열렸다. 꽃다발을 건내받은 이동국은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운동장에서 더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축하를 받은 이동국은 결국 1-1로 균형을 이루던 후반 8분 역전골이자 복귀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민우가 올린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넣었다. 이동국의 머리를 떠난 공은 베네수엘라 골문을 흔들었다. 이동국은 자축포를 터뜨리며 자신이 왜 여전히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지 보여줬다.

후반 11분 이동국은 상대 수비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친선경기지만 이동국이 얼마나 진지하게 경기에 몰입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동국은 후반 17분 한 골을 추가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받은 후 상대 수비가 흔들리는 틈을 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흔들었다. 이동국의 A매치 32번째 골이다.

한국은 이동국의 활약 속에 베네수엘라를 잡고 지난 3월 그리스전 이후 6개월 만에 A매치에서 승리했다. 안방에선 열린 경기에서는 10개월 만의 승리다. 후반 32분 이동국이 벤치로 향할 때 부천에 운집한 3만 4000여 명의 관중들은 이동국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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