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환 기자=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7월 말 신임 감독 선임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8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감독을 선임하자는 취지였다. 여러 감독과 협상 도중 어려움을 겪자 “모든 조건을 지키는 감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일부 조건을 완화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이 기술위권장이 당초 밝힌 조건은 ▲대륙별 선수권 대회 참가 ▲월드컵 대륙별 예선 ▲월드컵 16강 이상 ▲클럽팀 지도자 등 총 4가지 경험을 갖춘 인물을 골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조건으로 ▲인성적인 부분 ▲지도자 교육 및 유소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감독 ▲월드컵 본선 시점에 70세 이상의 고령이 아닌 감독 ▲영어를 편하게 구사해 지휘할 수 있는 감독 등이다.

5일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직에 오른 독일 출신의 울리 슈틸리케는 대한축구협회가 원했던 인물에 어느 정도 부합할까?

슈틸리케 감독은 큰 대회 경험이 많지 않다. 스위스 대표팀을 이끌었던 1990년 월드컵 예선에서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조별리그 5차전부터 스위스를 맡았으나 본선행을 이뤄내지 못했다. 월드컵 16강 이상이라는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 셈이다.

스위스 대표팀을 1989년부터 2년간 이끌었기 때문에 1988년과 1992년 열렸던 유럽축구연맹 선수권대회에는 나갈 수 없었다. ‘2006 독일월드컵’ 이후부터 2008년까지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을 이끈 경험도 있다. 하지만 2008년 열린 아프리카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집안 사정으로 인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대륙별 선수권대회 참가라는 조건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클럽팀 지도자로서는 많은 활동을 했다. 알메리아(2006), FC시온(2008), 알아라비(2008-2010, 2013-2014), 알 사일리아(2010-2012) 등이다. 클럽팀 지도자로서는 뚜렷한 성적이 없다.

지도자 교육 및 유소년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능숙한 편이다. 1998년부터 8년간 독일의 성인대표팀 코치부터 저연령 대표팀 감독까지 다양하게 경험을 하며 지도자 생활을 했다. 월드컵 본선 시점인 2018년에는 64세이기 때문에 70세 이상의 고령도 아니다. 인성적인 부분은 특별하게 드러난 게 없기 때문에 대표팀 부임 이후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영어도 구사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기술위원이 당초에 말한 조건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현역 시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마드리드에서 최고 외국인 선수상을 4번이나 수상할 만큼 경력이 화려해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8일 고양에서 열리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관전할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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